ADVERTISEMENT

프로배구 경기 도중 선수 후송 늦어져… 안전 불감증 대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열린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나가는 KGC인삼공사 정호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18일 열린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나가는 KGC인삼공사 정호영. [사진 한국배구연맹]

여자 프로배구 경기 도중 선수 후송을 위한 들것이 경기장 내부에 비치되지 않아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안전 불감증에 대한 부분이 드러났다.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의 경기 4세트 중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미들블로커 정호영이 속공을 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정호영은 무릎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했다. 무관중 경기였기 때문에 정호영의 신음 소리가 그대로 중계 화면을 통해 전달됐다.

정호영은 혼자서 일어서지 못했고, 심판진은 들것을 가지고 와달라고 다급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1분이 넘게 의료진은 들어오지 않았다. 들것이 경기장 내에 비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 내에는 의료진이 항상 있어야 한다. 이날 경기장에는 의사나 간호사는 없었고, 응급구조사 1명이 있었다. 하지만 들것은 경기장 안에 없었기 때문에 응급차에 있는 것을 가져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결국 정호영은 3분 이상이 소요된 뒤 들것에 실려 대전 성모병원으로 후송됐다. 방사선 촬영을 한 정호영은 19일 서울에서 정밀검진을 받기로 했다. KOVO 관계자는 "후송 시간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대처가 미흡했다"고 했다.

정호영의 경우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선수가 실신하거나 의식을 잃었을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심장마비를 잃으켰던 프로축구 신영록이나 지난해 무릎을 다친 프로야구 나성범의 경우 빠르게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된 적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치계적이고 명문화된 규정을 통해 후송체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