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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만 3341억 ‘트럼프 2배’···바이든 캠프로 점점 돈이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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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은 “머니 게임(money game)”으로도 불린다. 광고 등 선거 캠페인에 정치자금을 쓸 수 있도록 해 '실탄'을 충분히 모을수록 선거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별로 정치 자금을 얼마나 모았는지가 판세 분석의 중요한 지표가 되는 이유다.

미국 연방 선거 관리 위원회(FEC)의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체 선거자금 모금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억 3000만 달러(약 1조 5256억)를 모아 9억 9000만 달러(약 1조 1356억)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바이든 후보 측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지 이틀 만에 바이든 후보에 4800만 달러(약 550억원) 가까운 선거자금이 들어왔다. 이후 자금 유입에 탄력이 붙었다. FEC는 바이든 후보가 8월에만 2억 9100만 달러(약 3341억원)를 끌어 모았다고 밝혔다. 1억 2900만 달러(약 1481억원)를 모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돈을 얼마나 모았나 뿐 아니라 어디에 쓰느냐도 관심사다. 지출구조를 보면 긱 캠프의 전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지금까지 쓴 자금은 8월 말까지 18억 6700만 달러(약 2조 1414억원)에 달한다. 4년 전 대선 때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쓴 돈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바이든 캠프는 온라인 홍보와 TV 광고에 집중적으로 정치 자금을 사용했다.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13개 주의 TV 광고에만 6억 달러(약 6879억)를 사용했다. 특히 경합 주인 ‘러스트(Rust) 벨트’와 ‘선(Sun)벨트’ 지역에만 90%의 TV 광고 자금을 투자했다. 실제로 이 덕에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위스콘신·미시간 등의 경합 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4∼7%포인트씩 앞서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조직에 돈을 많이 쓰는 편이다. 면대면 선거 활동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따라 대선 캠프는 전국에 사무실 280개를 둔 대규모 조직을 운영 중이다. 이러다 보니 트럼프 대선 캠프가 현금 부족에 직면했다는 보도도 잇따른다. TV 광고도 플로리다 등 선벨트에만 집중해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자금력이 꼭 대선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훨씬 적은 선거 자금을 모으고 썼지만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 SNS인 트위터 등을 활용해 선거 비용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소셜 미디어 외에 미 대통령이라는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하고 있다. 백악관을 공화당 후보 수락 연설의 배경으로 활용한 게 대표적인 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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