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림자원 증가율이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화한 산림을 복원해 세계적인 산림자원 보유국이 된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 한국 임목축적 증가율 발표 #㏊당 임목축적, 50㎥에서 148㎥로 196% 증가
일본도 못 따라온 ㏊당 임목축적…25년새 2배
14일 산림청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산림위원회(COFO) 분석 결과 최근 25년간(1990∼2015년) 한국의 산림자원(임목축적) 증가율은 세계 1위였다. 이 내용을 담은 보고서는 지난 12일 '아시아·태평양지역 산림의 미래'를 주제로 한 FAO 산림위원회 부대 행사에서 발표됐다. 산림위원회(COFO)는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산림 분야 가장 큰 국제행사로, 국제 산림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통계를 발표하는 모임이다.
산림위원회(COFO) 발표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까지 25년간 한국의 ㏊당 임목축적은 50㎥에서 148㎥로 196%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일본보다도 앞선다. 일본은 이 기간에 125㎥에서 187㎥로 50%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함께 ㏊당 임목축적 증가량은 한국(98㎥)이 1위 슬로베니아(116㎥), 2위 폴란드(10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임목축적량이 늘었다는 것은 나무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 자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 주요 20개국(G20) 국가 가운데 통계가 완비된 39개 국가를 비교한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산림녹화가 밑거름
산림청은 임목축적이 증가한 요인으로 1960년대 후반 본격화한 산림녹화를 꼽는다. 한국은 1973년부터 87년까지 약 10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단기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이다.
산림녹화의 주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은 64년 12월 서독을 방문한 뒤 산림녹화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서독의 울창한 산림에 충격받은 박 전 대통령은 “산이 푸르게 변할 때까지 유럽에 안 가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65년부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산림녹화 사업을 추진했다.
화전(火田)을 정리하고 식목일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나무심기 행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79년까지 해마다 식목일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73년부터 87년까지는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2차례 실시했다. 이런 노력으로 2017년 한국의 나무 총량은 9억7360㎥로 52년의 27배 규모가 됐다.
"90년대부터는 나무 가꾸기도 성공"
산림청 관계자는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기간이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하는 바람에 단축됐다”며 “한국은 전쟁으로 황폐화한 산림을 성공적으로 복구한 전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88년부터는 나무심기와 간벌 등 숲 가꾸기를 함께 해 산림자원을 육성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단위면적당 임목축적 양은 세계 산림 선진국에는 못 미치고 있다. ㏊당 임목축적은 뉴질랜드가 392㎥로 세계 1위이며, 스위스(352㎥)·슬로베니아(346㎥)·독일(321㎥)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고기연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산림자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산림공익직불제’같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림공익직불제는 산림을 보존한 사유림에 대해 일정액을 보상해주는 제도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