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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의 경고 “잠재성장률, 13년 뒤 마이너스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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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노동·자본·생산성 모두 긍정적인 시나리오대로 가도 성장률이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다. 극단적인 경우라면 역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 높아지는 등 #긍정적 시나리오 땐 현 수준 유지 #생산성 낮은 분야 정리해 극복을

한국 경제의 추세적인 역성장 가능성을 경고하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발전학회·한국금융연구원·서울사회경제연구소 공동 학술대회에서다. ‘한국경제 지속성장을 위한 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첫 발표를 맡은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잠재성장률 하락이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2.5% 전후인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질 거란 전망과 함께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 경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부작용 없이(예를 들어 물가상승과 같은)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의 최대치를 뜻한다. 여기서 능력이란 노동과 자본, 총요소생산성을 말한다.

박 실장의 추정에 따르면 2030년 잠재성장률은 0.97%로 하락한다. 노동과 자본 투입이 현 수준을 유지하고, 생산성이 선진국 중위권 수준으로 수렴할 때를 가정한 것이다.

각 요소를 긍정적·부정적 시나리오로 구분해 추정한 성장률도 내놨다. 긍정적 시나리오는 자본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4.4%)으로 증가 후 유지하고, 노동 측면에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OECD 상위 5개국 수준으로 증가하며, 10년 동안 총요소생산성 증감률이 선진국 중 상위권 국가 수준(약 1.2%)으로 증가한 뒤 유지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자본 성장률이 인구 감소와 비슷한 기울기로 감소하고, 인구는 추계 데이터에 따라 변화하고, 10년 동안 총요소생산성 증감률이 선진국 중 하위권 국가 수준(약 0.2%)으로 감소한 뒤 유지하는 경우를 가정했다.

긍정적 시나리오의 경우 2045년 성장률은 2.1%였다. 최선의 상태로 가도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라는 의미다. 비관적 시나리오라면 2033년부터 역성장이 시작되고, 2045년엔 -0.56% 수준까지 하락한다. 잠재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건 아무리 애를 써도 역성장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의미다. 박 실장은 “현상 유지 수준의 대응으로는 성장률 추가 하락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결국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박 실장은 “노동 투입, 대표적으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건 성장률 제고 효과가 있지만, 참가율 자체가 무한정 높아질 수 없다”며 “총요소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발표를 맡은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에서도 낮은 수준”이라며 “생산성이 낮은 자영업자 및 서비스업, 정부 지원책으로 연명하는 기업을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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