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Q&A] 아이가 학교가기 싫어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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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살난 여자 아이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엄마 손을 꼭 잡고 놀이 치료실로 들어왔습니다. 유치원 시절에도 적응을 잘 못해 늘 데리고 다니다시피 했는데, 학교 입학 후엔 수시로 울고 배가 아파 못 간다고 해서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이번에 2학년으로 진급하면서 벌써 학교에 안 가겠다고 해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생후 18개월에서 30개월 정도 되는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고 엄마가 옆에 없으면 불안해합니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지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정도가 심하고 한달 이상 증상이 계속된다면 '분리 불안 장애'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애착 대상인 어머니와 격리될까봐 지나치게 걱정하는 나머지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을 말합니다.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 아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되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수가 많습니다. 집에서 엄마와 같이 있을 땐 괜찮다가 일요일 저녁이나 월요일 아침에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파 학교를 못 가기도 합니다.

대개는 잠을 혼자 자지 않으려 하고 이별 내용의 악몽을 꾼다든지,'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나'하는 쓸데없는 걱정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혼자 있지 않으려고 졸졸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불안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가정이나 학교에서 좋지 못한 일을 겪게 되면 이런 현상이 잘 일어납니다. 분리 불안 장애를 치료하려면 우선 아이가 독립적이 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당장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도와줍니다.

학교에 갈 때 처음엔 엄마가 데려다 주다가 점차 혼자 가게 하면서 언제라도 엄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줘 안심시킵니다. 어머니 자신도 불안한 경우가 대부분인데,이런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지면 악순환이 되므로 의연한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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