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에 호통치는 90년대생…진중권 "이런 국회 오랜만에 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에 입성한 1990년대생 국회의원의 첫 국정감사는 어떤 모습일까?

류호정(92년생) 정의당 의원, 전용기 (91년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90년생) 기본소득당 의원은 평균연령 54.9세인 21대 국회에서 90년대생 3인방이다. 임기 시작부터 금뱃지 언박싱 영상을 올리고, 본회의장에 원피스를 입고 나와 주목을 받아온 이들이 의정활동의 꽃이라는 국정감사를 어떻게 치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삼성 저격수’ 류호정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인 류 의원은 ‘삼성 저격수’로 떠올랐다. 류 의원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간부가 언론사 기자출입증을 가지고 의원실을 매일같이 방문했다. 1급 국가보안시설인 국회가 삼성에 의해 유린된 것에 참담하다”고 폭로했다.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인 이 간부는 2016년 생선구이 식당이 주소지인 가짜 언론사를 국회에 등록해 사용했다.

류 의원은 자신이 신청한 삼성전자 부사장 증인이 통보 없이 철회되자 “고작 증언대에 높은 분을 세우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동원되는 것을 눈으로 봤다”며 “양복과 넥타이로 세운 국회 권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배웠다. 부끄럽다”고 말했다.

부사장 대신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전자 관계자에게 호통치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류 의원은 중소기업의 액정 보호필름 부착 기술을 삼성전자가 가로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가 “롤러를 제공한 적은 있다”고 하면서도 기술 탈취는 부인하자 류 의원은 “말장난하지 마라. 그게 기술탈취 아니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류 의원은 ‘롤게임 대리’사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거부, 원피스 패션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류 의원에 대해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이런 장면 정말 오랜만에 본다. 아주 잘하고 있다”고 썼다.

병역 이슈 불지핀 전용기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박양우 문체부장관에게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전용기 의원실 제공]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박양우 문체부장관에게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전용기 의원실 제공]

해군 병장으로 제대한 전용기 의원은 병역문제를 국감장에서 꺼내 들었다. 전 의원은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박양우 문체부장관에게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 연기와 특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촉발된 ’BTS 병역특례’와 관련해 해당 부처 장관의 의사를 물은 것이었다. 박 장관은 “병역 상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앞서 전 의원은 “20대만 꽃 피울 수 있는 새 직업군이 생기는데 현 병역법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입영을 30세까지 연기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e스포츠 병역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전 의원은 같은 날 국감에서 “외국팀에 소속된 한국인 프로게이머 전부 다 태극기를 걸고 활동하는데, 국위선양인가 아닌가”라며 “일부 프로게이머가 병역연기를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수를 쓰지만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병역연기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주목받기 위해 군 문제를 이용한다”라는 비판과 “군대 때문에 압박받는 20대 선수를 대변한다"는 옹호가 맞붙고 있다.

용혜인 “대주주 3억원 찬성”

지난 8일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동학개미’라 불리는 사람 중 3억원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여야가 반대하는 정부안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용혜인 의원실 제공]

지난 8일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동학개미’라 불리는 사람 중 3억원 요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여야가 반대하는 정부안을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용혜인 의원실 제공]

용혜인 의원은 여야가 모두 반대하는 '3억원 대주주 요건 강화'를 오히려 찬성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다.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정부안에 대해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과세 형평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고,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의 뜻이 같은 만큼 대주주 요건을 10억 원 이상으로 그대로 두자”고 했다.

이에 용 의원은 “제 주변 월급쟁이, 또래 30대 초반 직장인 중 누가 한 종목에 3억원의 주식을 넣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사람 중에는 많지 않을 것이다”라며 “주식 유튜브만 하면 10만 구독자 모으는게 빠르다고 하는데 몇몇이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며 대주주 문제를 선동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조세형평을 위해 이 문제를 위해 끝까지 잘 진행되도록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용 의원은 그동안 토지세 등 세금을 걷어 전국민에게 60만원 상당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주장해 왔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부동산, 주식 등의 과세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