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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그리면 불경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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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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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기안84가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문제를 비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지난 6일 공개된 네이버 웹툰 ‘복학왕’에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 길은 보이지가 않는 게”라는 대사와 함께 손을 달을 향해 뻗은 모습의 그림이 등장했습니다. 그러자 기안84가 집값 폭등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린다는 비난이 잇따랐습니다.

#“별걸 다 정치색으로 해석한다”

“이거 진짜 과도한 의미 부여인데 뭔 해명을 하라는 건지? 가난한 캐릭터가 만화에서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달 보고 신세 한탄한 걸 문재인 대통령 비판으로 해석하다니 놀랍네요.”

“달은 예로부터 정화수 떠 놓고 비는 대상이었고 달을 향해 뻗은 손 또한 너무 평범한 염원인데. 별것이 다 정치색으로 해석되는 것이 참으로 한심하고 딱한 나라 꼴이네요.”

“서울에서 집 사기 어려운 거 한두 해 된 것도 아니고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하는 푸념인데 이게 정권하고 무슨 상관인지.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푸념도 맘껏 못하는 상황이 된 건지.”

“세상 모든 달은 문재인임? 그냥 밤에 하늘 보면서 그려낸 감성인 것 같은데.”

“이제 달에다가 하소연하면 정부 비판하는 거네. 달도 더불어민주당에서 관리하나.”

#“찔리는 게 많은가?”

“대놓고 욕한 것도 아니고 정책 실패라고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 저 정도로 말하는 것도 안 됨? 뭐 5공 시대임?”

“지금 정권은 정말 이상한 게 비난하고 풍자를 가려서 못 보는 건가? 언론 자유부터 개인의 사상까지.”

“왜 이제 달도 함부로 못 그리냐? 찔리는 게 많으니 뭐만 봐도 다 놀라냐? 자기들은 자유 보장하라면서 남이 하면 딴지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꼬집는 것도 문제가 되는 시대가 도래.”

“정치 풍자를 하면 대깨문들 몰려가서 방송국 게시판 마비시키고, 좌표 찍고 댓글 조작하면서 아주 박살을 내버리는데 풍자를 어떻게 해요?”

e글중심지기=이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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