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피치, 韓 신용등급 'AA-, 안정적'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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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등급은 변함없었다.

기획재정부는 7일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지난 9월 컨퍼런스콜 협의를 반영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존 등급을 유지한 것은 “한국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기재부는 분석했다.

피치,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는 올해 들어서만 107개국, 211건에 한해 국가신용등급이나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영국과 캐나다의 국가신용등급은 내려갔고, 미국과 일본은 등급 전망이 최근 하향조정됐다.

피치는 한국에 대한 이번 국가신용등급평가가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완만한 성장에 따른 중기 도전과제 아래서 양호한 대외건전성, 지속적인 거시경제 성과, 재정 여력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이 경제성장과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효과적인 코로나19 정책 대응을 통해 주요 선진국과 유사 등급(AA) 국가 대비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1%로 보고 있다. 이는 한국이 속한 AA-등급 국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인 -7.1%보다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피치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의 재정적자가 증가하는 사실을 언급했다.

가계부채 상환능력과 은행 건전성은 현재 양호하나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6개월간 외교적 노력은 답보 상태이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이 악화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이 신용등급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치 기준으로 AA-는 4번째로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의미한다. AA-그룹에는 한국을 비롯해 영국, 홍콩, 벨기에, 대만 등이 속해 있다.

최고등급인 AAA에는 독일, 싱가포르, 미국 등 10개국, 다음 등급인 AA+에는 핀란드 등 3개국, 그다음인 AA등급에는 프랑스 등 5개국이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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