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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노후 석탄발전기에 5년간 지급한 보상금만 3조원

중앙일보

입력

화력발전소. [중앙포토]

화력발전소. [중앙포토]

한국전력공사가 지은지 20년이 넘은 노후 석탄 발전기에도 지난 5년간 3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7일 한국전력거래소와 발전 5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한전이 20년 넘은 석탄 발전기에 지급한 용량정산금은서 3조1526억원에 달했다. 노후 석탄 발전기를 포함해 5년간 전체 발전사에 지급한 용량정산금은 33조278억원이었다.

용량정산금이란 발전시설 건설 투자비, 인건비, 수선유지비 등 회수하기 어려운 고정비에 한전이 주는 일종의 보상금이다. 2001년 도입됐다. 설비투자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발전사업 특성상 신규 투자를 늘리기 위한 유인책으로 쓰인다.

문제는 새 발전기를 얼마나 들여왔는지와 상관없이 설비만 가지고 있다면 용량정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준공연도가 20년 넘은 노후 석탄 발전기에도 설비용량만큼 용량정산금이 들어간다.

김경만 의원실에 따르면 준공 20년이 넘은 노후 석탄 발전기 설비이용률은 2015년 84.4%에서 지난해 70.9%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노후 석탄 발전소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면서 퇴출당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용량정산금 제도란 ‘당근’ 때문에 발전사가 노후 석탄 발전기를 쉽게 없애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경만 의원은 “용량정산금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발전사가 노후 발전기를 폐기하지 않고 계속 보유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발전기 수명 또는 설비효율 등을 고려해 적절 예비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전기에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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