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온 확진 오빠…가족→주민 확산, 정읍 마을 통째 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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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민 9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6일 확진자들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 마을회관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민 9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6일 확진자들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 마을회관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전북 정읍시 정우면의 마을에 집단 격리(코호트 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확진자가 더 나올 것에 대비해서다.

정읍 양지마을 주민 8명 코로나19 확진 #2주간 주민 접촉 금지 주민 전원 검사중 #정읍시, 어린이집·아동센터등 전면 휴원

전북 정읍시는 6일 정우면 양지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조처를 내렸다. 마을 전체가 격리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북에서 처음이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 질환 등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이나 특정 지역을 통째로 봉쇄하는 방역 대책이다.

방역 당국은 코호트 격리 조처를 내리면서 양지마을 주민 75명에 대해 19일까지 마을 밖 이동제한과 이웃 간 접촉을 금지했다. 사실상 마을 폐쇄에 준하는 이동제한 조치다. 당국은 마을회관에 임시 진료소를 설치하고 마을 주민 75명(32가구)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양지마을 최진석 이장은 “연휴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추가 확진자가 나올지 몰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민 9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6일 확진자들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로 방역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민 9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6일 확진자들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로 방역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북 133번 확진자인 A씨(정읍·30대·여)로부터 시작한 코로나19 감염은 시부모 2명, 자녀 4명, 친정 오빠 1명 등 일가족 7명으로 확산했다. 시부모와 접촉한 이웃(전북 143번·70대·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시어머니인 B씨(전북 135번)는 지난 3일 마을회관 등에서 주민 8명과 접촉했고, 이 가운데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사 결과 A씨(전북 133번)가 이번 집단 확진의 최초 감염원이 아니라 오빠(전북 140번)가 최초 감염원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140번 확진자와 관련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140번 확진자는 서울지역에서 거주하다가 지난달 말 정읍으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140번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다. 당국은 140번 확진자의 여동생인 A씨가 추석 당일(1일) 오빠 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 감염된 133번 확진자가 시댁·친정 식구들과 접촉하면서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방역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민 9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6일 확진자들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에서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정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과 주민 9명이 무더기로 감염된 가운데 6일 확진자들이 발생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에서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 관계자는 “검사 결과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주간 코호트 격리 조처가 유지된다”며 “통제 기간 주민들에게 생활필수품을 제공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읍시는 최근 이틀 사이 지역에서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모든 어린이집과 아동센터를 휴원키로 결정했다. 18일까지 노인시설 879곳과 장애인시설 17곳도 문을 닫고 노인 일자리 사업도 전면 중단했다.

정읍=김준희 기자,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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