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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공범 여부, 2기 운영자와 관계 밝힐 것”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A씨는 베트남에서 검거돼 이날 전세기를 통해 송환됐다. 뉴스1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A씨는 베트남에서 검거돼 이날 전세기를 통해 송환됐다. 뉴스1

6일 국내로 송환된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본격화됐다. 경찰은 1기 운영자에게서 디지털 교도소를 이어받아 운영했던 2기 운영자도 검거하기 위해 양측 간 관계를 중점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서 조사 시작 #경찰 "2기 운영자와의 관계 중점 수사"

 디지털 교도소 사건을 수사해온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오전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인 30대 남성 A씨가 대구에 도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했고 오후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베트남에서 검거된 지 22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6일 오전 6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한 A씨는 곧바로 대구경찰청으로 압송됐다.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A씨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그는 대구경찰청이 마련한 격리 유치장에서 머물면서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A씨 조사를 토대로 2기 운영자를 검거하는 데 우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A씨의 뒤를 이어받아 2기 디지털 교도소가 개설된 만큼 운영자끼리 서로 알고 지낸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때문이다.

 손재우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우선 그동안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검거된 남성이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가 맞는지 확인할 방침”이라며 “이후 공범 여부, 2기 운영진과의 관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자 추정 인물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인터넷 홈페이지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인터넷 사이트 등을 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아동학대 등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는 이곳에 신상이 공개된 대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논란이 됐다. 유명 사립대 학생 B씨는 지난달 3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가 다닌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링크를 눌렀는데 그때 해킹을 당한 것 같다”는 글을 올린 뒤였다. 또 사립대 의대 교수가 성착취 텔레그램 채팅방인 n번방 자료를 요구했다며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허위로 밝혀져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인접 국가인 베트남에 은신해있다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ㆍ인터폴) 적색 수배로 지난달 22일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됐다.

 1기 운영자는 검거됐으나 디지털 교도소는 2기 운영자에 의해 계속 운영을 이어갔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달 2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결정으로 사이트 전체 접속이 차단된 이후 주소를 바꾸고 운영을 재개했다가 28일 재차 차단됐다. 이후 2번째로 주소를 변경해 사이트를 열었으나 해당 사이트도 접속이 막힌 상태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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