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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전한데…경기도 15개 지자체, 역학조사관 '0'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시·군 15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염 경로를 조사하는 역학조사관을 지난달 초까지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시·고양시·화성시·평택시·시흥시·파주시·김포시·군포시·하남시·구리시·포천시·동두천시·가평군·과천시·연천군 등이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나가 감염병 여부를 확인하고 경로를 조사한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기대(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을)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경기도 31개 시·군 역학조사관 현황 및 교육훈련 이수 기간’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 역학조사관이 총 2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안양시·의정부시·의왕시·양주시 등에 2명, 성남시·안산시·오산시·이천시·안성시·양평군·여주시·광명시 등에 1명의 역학조사관이 각각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용인시·부천시·남양주시·광주시 등 4개 시·군에선 역학조사관 3명을 각각 채용했다. 채용한 역학조사관 중 보건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훈련을 1년 이상 받은 경우도 없었다.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8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구 10만명 이상인 경기도 내 27개 지역에는 1명 이상의 역학조사관을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인구 10만명 이상인 수원시 등 경기도 내 15개 시·군은 역학조사관을 한 명도 채용하지 못했다. 이중 인구 10만명이 안 되는 4개 시·군의 경우 역학조사관을 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진자는 역학조사관을 두지 않은 동두천시(18명), 가평군(45명), 과천시(24명), 연천군(16명) 등에서도 나왔다.

역학조사관 25개 구 69명 서울과 대비
지난 2일 0시 현재까지 경기도 내 코로나 19 확진자는 4424명이다. 전국 확진자의 18.47% 수준이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다른 지역보다 전문적인 역학조사관 확보가 더 필요하다. 서울은 25개 구 모두 역학조사관을 임명해 총 69명을 채용했다.

양기대 의원은 “코로나 19가 장기화하는 국면에서 역학조사관이 턱없이 부족해 역학조사관들과 역학조사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역학조사관 임무가 막중한 만큼 채용기준 완화, 처우 개선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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