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님인척 식당 출입명부 '찰칵'···개인정보 노린 20대男

중앙일보

입력 2020.09.24 10:34

업데이트 2020.09.24 10:52

서울 시내 카페에 있는 수기 출입명부. 연합뉴스

서울 시내 카페에 있는 수기 출입명부. 연합뉴스

식당·카페를 드나들 때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개인정보를 적어야 해서 찜찜한 경우가 있었을 터다. 이런 정보를 몰래 사진 찍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종로경찰서는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인 척 가장해 출입자 명부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A씨(29)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조사 중이다.

A씨는 출입 명부를 촬영하는 것을 발견한 식당 직원이 "사진 찍지 마라, 지워달라"고 말하자 달아났다. 직원은 도망치는 A씨를 뒤따라가 잡은 뒤 경찰에 넘겼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실수로 잘못 찍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서는 다른 업장 출입 명부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식당에서 주거침입으로 신고가 들어왔고, 부정한 목적으로 업장에 출입했기 때문에 건조물 침입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추가 조사 후 적용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수도권 음식점·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출입자명부 작성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관리가 허술해 개인정보 유출과 정보악용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실제로 다중이용시설에 방문해 출입 명부를 작성한 뒤 "낯선 사람에게 연락이 온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경기도의 한 카페를 다녀온 20대 여성은 낯선 번호로 "출입명부를 보고 외로워서 연락했다. 소주 한잔 사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기 작성이 아닌 QR코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활용하면 정보 유출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단말기를 설치할 여력이 없는 대다수 업소가 수기 출입명부를 이용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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