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손상 실명 치료에 서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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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손상으로 잃은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획기적인 치료기술이 일본 연구팀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일본 교토(京都)대학의 하루타 마사토시 박사는 의학전문지 '자연 신경과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망막가까이 있는 홍채세포를 채취, 이를 유전조작을 통해 망막을 구성하고 있는 것과 같은 광(光)수용체로 전환시시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동물실험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하루타 박사는 이 기술이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면 실명환자 자신의 홍채에서 채취한 세포를 유전조작을 통해 망막의 광각 특성을 갖게 한 다음 이를 다시 망막에 이식하면 손상된 망막이 재생돼 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황반변성(黃斑變性), 색소성망막염 같은 퇴행성 망막질환에 의한 실명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망막이란 안구의 뒤쪽에 있는 얇은 막으로 영상을 포착해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퇴행성 망막질환이나 해를 똑바로 처다봄으로 인해 망막이 손상되었을 때는 실명에 이르게 된다. 망막세포는 일단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하루타 박사는 망막가까이 있는 홍채로 하여금 망막을 기능을 수행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쥐의 홍체세포를 재취, 망막의 광각(光覺)세포인 광수용체를 만드는 Crx유전자를 주입한 결과 이 유전조작된 홍채체포는 빛의 변화에 적응하는 망막속의 불질인 로돕신(rod)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홍채는 안구의 전면에 있는 붉은 빛을 띤 근육격막(隔膜)으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지만 망막처럼 광각능력은 없다.

하루타 박사는 광각능력이 없는 홍채세포를 유전조작으로 광각기능을 갖게 하는데 까지 성공한 것이다.

하루타 박사는 다음 단계의 작업은 실명한 쥐의 망막에 이 유전조작된 홍채세포를 이식해 시력을 회복하는지의 여부를 실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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