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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WTO 사무총장 1라운드 통과…"진짜 싸움 지금부터"

중앙일보

입력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향한 3가지 허들 중 첫번째를 넘었다. 총 8개국 후보가 경합한 1라운드를 통과한 것이다.

유명희 포함 5명 통과…24일부터 2라운드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라운드를 통과했다. 사진은 스위스 제네바의 WTO 본부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 유명희 본부장. [신화=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라운드를 통과했다. 사진은 스위스 제네바의 WTO 본부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 유명희 본부장. [신화=연합뉴스]

산업부는 유 본부장이 지난 7월부터 진행된 WTO 사무총장 1라운드를 통과해 2라운드에 진출했다고 18일 밝혔다.

8개국 후보 중 유 본부장을 포함,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모하마드 알 투와이즈리(사우디), 리암 폭스(영국) 후보 5명이 2라운드에 진출했다. 헤수스 세아데(멕시코), 하미드 맘두(이집트), 울리아노브스키(몰도바) 3명 후보는 탈락했다.

5명 후보 중 2명을 압축하는 2라운드는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된다. WTO 각 회원국이 5명 후보 중 선호하는 2명에게 투표하면 1라운드와 같은 방식으로 득표수가 적은 3명이 탈락하는 방식이다. 3라운드 일정은 2라운드가 끝난 뒤 나온다.

산업부는 유 본부장의 1라운드 통과에 대해 “유 본부장의 자질과 전문성에 K-방역 등으로 높아진 대한민국 위상, 산업부 등 범정부TF 중심으로 지원한 성과”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와 양강 꼽힌 유명희…지금부터 진짜 싸움 

사실 유 본부장의 1라운드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입지가 다른 8개국 후보보다 앞선 데다 여성으로서 통상 분야에 평생을 바친 유 본부장의 개인 이력도 강점으로 꼽혔다.

WTO 사무총장을 향해 넘어야 할 가장 큰 고비는 24일부터 시작하는 2라운드이다. 여기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만큼 대략의 판세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유 본부장과 겨룰 2강으로 꼽히는 사람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다. 유 본부장처럼 여성이라는 점과 WTO에서 가장 많은 회원국을 보유한 아프리카 지지를 받는 부분이 유리하다.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 지원도 끌어낼 수 있다고 평가된다.

약간의 변수는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나이지리아와 미국시민권을 동시에 보유한 이중 국적자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시민권자라는 게 중국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커지는 미·중 갈등도 변수

미·중 갈등이 커지는 상황은 유 본부장에게는 다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유 본부장은 WTO 사무총장 출마에 나서면서 미·중 갈등으로 위기에 빠진 WTO를 구하고 “다자무역체제 복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국간의 껄끄러운 상황이 이어지면 유 본부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게다가 아프리카 같은 큰 지역기반을 가진 다른 후보와 비교해 한국의 경우 일본과 무역갈등을 겪는 등 지역 내 지지도 확실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막판으로 갈수록 중국과 갈등 빚는 미국 선택이 중요해질 수 있다.

송기호 변호사는 “일본 수출규제 WTO 패널 설치 회의에서 미국이 패널 설치보다 사무총장 조정을 제안한 점을 미뤄볼 때 유 본부장이 미국과 일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듯 하다”며 “세계무역에 대한 유 본부장의 비전을 회원국들에 어떻게 제시할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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