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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불나자 동료 배가 쏜살같이 달려갔다…통영 '36분 기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근 선박의 발 빠른 구조가 대형 참사 막았다

11일 오전 3시 51분 경남 통영시 매물도 남쪽 57.4㎞(31해리) 해상에서 광케이블 부설선 R호(6239t)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선체 기관실을 중심으로 불길이 거세게 일었으나 신속한 화재 신고와 인근에 있던 예인선의 발 빠른 구조 덕분에 선원과 작업자 60명이 모두 구조됐다.

11일 새벽 광케이블선 기관실에서 화재 #승선원들 예인선 등에 무사히 옮겨 타 #승선원 7명 가벼운 부상,육지병원 이송 #해경,오후 진화 마무리 침몰 대비 관리중

 당시 R호에는 한국인 49명, 베트남인 10명, 이탈리아인 1명 등 총 60명의 선원과 작업자가 타고 있었다. 불이 나자 인근 해상에서 선단을 이뤄 함께 작업하던 예인선 Y호(92t)가 현장으로 달려가 승선원을 구조했다. 승선원들은 오전 4시 27분 모두 예인선에 옮겨탔다. 이어 오전 5시 1분 인근에 있던 케이블 운반선(1999t)에 다시 옮겨탔다. 광케이블 부설선은 보통 케이블운반선·예인선과 선단을 이뤄 작업한다.

 승선원 중 7명이 화재 당시 유증기를 흡입해 메스꺼움을 호소해 4명은 헬기, 3명은 경비함정으로 여수와 통영 병원에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 매물도 남쪽 해상서 광케이블 부설선 화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통영 매물도 남쪽 해상서 광케이블 부설선 화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R호는 8일 오전 7시쯤 경남 거제시 장목항에서 출항해 케이블 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났다. 화재는 R호 선장이 통영 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경유해 통영해양경찰서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통영해경의 경비함정 1501호가 경비업무를 하던 인근 해상을 출발해 오전 5시 16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어 여수·제주·창원해경과 해군에서 보낸 경비함정과 소방정·방제선 등이 속속 도착해 진화작업에 가세했다. 현장에는 선박 총 11척과 헬기 1대 등이 출동했다.

해경이 통영 매물도 남방 해상에서 불이난 선박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사진 통영해경]

해경이 통영 매물도 남방 해상에서 불이난 선박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 [사진 통영해경]

 해경은 케이블 부설 작업을 하던 R호 기관실에서 먼저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정 등이 도착한 이후에는 불길이 거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은 이날 오후 3시쯤 큰불을 잡은 뒤 진화를 위해 퍼부은 물(소화수)로 인해 침몰위험이 있어 진화작업을 중단한 채 주변에 경비함정과 예인선 등을 배치해 선박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화재 선박에선 계속 연기가 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화재는 칸칸이 막아 놓은 선박 내 격벽 때문에 소화수가 잘 퍼지지 않아 진화가 어렵다”며 “완전히 진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해경은 진화가 완전 마무리되면 예인선을 이용해 R호를 부산으로 옮기고 현장감식과 승선원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경이 화재 선박을 진화하는 모습. [사진 통영해경]

해경이 화재 선박을 진화하는 모습. [사진 통영해경]

 화재 선박에는 벙커C유 234t, 윤활유 2000L 등이 적재돼 있었으나 바다에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해경은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화재 당시 해상에서 함께 케이블 작업을 하고 있던 예인선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신속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통영=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화재 진화 뒤 연기가 나는 선박. [사진 통영해경]

화재 진화 뒤 연기가 나는 선박. [사진 통영해경]

광케이블 부설선이 케이블을 해저에 까는 모습. [사진 통영해경]

광케이블 부설선이 케이블을 해저에 까는 모습. [사진 통영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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