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순일, 9월말 선관위 회의 뒤 사임…학계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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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11일 제9회 유권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11일 제9회 유권자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8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이 이달 말 겸직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9월 21일 선관위 사무총장, 차장 인선 뒤 떠날듯

2017년 12월 중앙선관위원장에 임명된 권 대법관의 선관위원장 법적 임기는 2023년까지다. 권 대법관은 이후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통상 중앙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대법관은 대법관 임기가 만료되면 선거관리위원장직에서도 동시에 물러났다. 하지만 권 대법관의 경우 21일 위원회에서 차기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인사가 있어 이때까지만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2018년 10월 임명된 박영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과 김세환 사무차장(차관급)이 임기가 만료돼 최근 권 대법관에게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선관위 사무총장과 차장의 임기는 관례적으로 2년을 따라왔다. 차기 총장과 차장은 중앙선관위 전체회의를 거쳐 위원장인 권 대법관이 임명하게 된다.

권순일 대법관이 지난 5월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 공개변론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순일 대법관이 지난 5월 조영남 '그림 대작' 사건 공개변론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리 보전" 지적에 권 대법관 측 "모욕적" 

권 대법관 측 인사는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런 상황에서 권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에서 물러나면 선관위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21일 회의를 마친 뒤 권 대법관은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자리를 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 "매우 모욕적이다. 권 대법관은 이번 선관위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권 대법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별도의 퇴임식과 퇴임사 없이 법원을 떠난다. 지난 3월 법원을 떠난 조희대 전 대법관도 퇴임식을 갖지 않았다. 권 대법관은 퇴임사 대신 자신의 판결을 모은 '공화국과 법치주의'란 책을 냈다. 권 대법관은 주변 인사들에 "내 퇴임사는 이 책에 모두 담겨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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