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페타민, 뇌졸중 환자 언어능력회복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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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에게 언어 치료와 병행해 암페타민을 투여할 경우 환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미 텍사스여자대학 연구 팀에 의해 밝혀졌다.

댈라스에 있는 텍사스여자대학의 딜레이너 워커-뱃슨 박사 팀은 미 심장협회 회지인 `뇌졸중(Stroke)' 9월호에 게재된 논문에서, 뇌졸중에 의한 실어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소량의 덱스트로 암페타민 투여가 환자의 언어능력 회복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뇌졸중의 공통적 합병증인 실어증으로 인해 뇌졸중 환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이해하거나 글을 쓰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덱스트로 암페타민은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 부분에 새로운 신경 연결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뇌의 특수 화학물질 분비를 늘려준다. 워커-뱃슨 박사 팀은 언어요법과 병행해 덱스트로 암페타민을 투여했을 경우 이 약과 예의 뇌 화학물질 수준을 높여 주는 기타 요인이 실어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 팀은 실어증이 병발한 21명의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5주일 동안 일부 환자에게는 10㎎의 덱스트로 암페타민을, 나머지에게는 위약(僞藥:약효는 없으나 환자에게 있는 것처럼 믿도록 하기 위해 투여하는 약)을 투여하고 언어치료를 병행했다.

약물 치료 종료 1주일 후 언어 테스트를 한 결과, 덱스트로암페타민을 투여한 12명의 환자 가운데 10명이 아주 좋은 점수를 얻은 데 비해 위약(플라시보) 환자들은9명 가운데 2명 만이 좋은 성적을 보였고. 6개월 후에 실시한 언어 테스트에서도 양자 간에는 비록 크지는 않지만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 팀은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약물 치료 후의 언어능력 회복이 지속되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소량의 덱스트로 암페타민 투여에 의해 나타난 성공적인 결과로 보아 어떤 약과 어떤 치료법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덱스트로 암페타민을 복용한 환자 가운데 부작용을 나타낸 사람은 단 1명도 없었으나 이 약이 모든 실어증 환자에게 똑같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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