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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관은 방호복 입는다···대학 수시면접장까지 '산 넘어 산'

중앙일보

입력

감독관은 방호복, 수험생은 3차례 발열 체크 

극동대가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에서 '지정고사장 비대면 녹화면접’을 도입했다. [사진 극동대]

극동대가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에서 '지정고사장 비대면 녹화면접’을 도입했다. [사진 극동대]

마스크를 쓴 수험생 A씨가 발열 체크를 한 뒤 한 대학교 셔틀버스에 오른다. 방호복을 입은 운전사가 1.4㎞를 달려 학교 정문에 도착하면 A씨는 차에서 내려 다시 발열 체크를 하고 실외대기 장소로 향한다.

극동대, 11월 비대면 수시 녹화면접 공개 #면접 날짜 예약…고사장 4곳 분산 배치 #정해진 동선만 가능…이동시 대화 금지

 안내 요원의 안내와 정해진 동선을 따라 지정된 고사장에 도착하면 A씨는 다시 체온을 측정한 뒤 면접장에 들어서게 된다. 카메라 앞에 앉은 A씨는 화면에 나오는 질문에 5분간 대답한 뒤 면접을 마친다. 방호복과 페이스 가드, 장갑을 낀 감독관은 A씨가 앉은 의자와 문손잡이, 카메라를 소독한다.

 5일 극동대가 공개한 ‘비대면 수시 녹화 면접’ 매뉴얼로 본 면접장 풍경이다. 매뉴얼에 따르면 오는 11월 이 대학 수시 면접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겹겹이 방역망을 통과한 뒤에야 면접에 임할 수 있다. 극동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이 같은 매뉴얼을 마련했다.

극동대가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을 위한 '지정고사장 비대면 녹화면접’ 가이드를 공개했다. [사진 극동대]

극동대가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을 위한 '지정고사장 비대면 녹화면접’ 가이드를 공개했다. [사진 극동대]

 극동대는 2021학년도 수시 모집에 844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원서 접수는 오는 23일~28일까지다.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오는 11월 11일부터 5일간 면접을 본다. 임동현 극동대 홍보팀장은 “지난해 수시 전형에 8000여명의 학생이 지원했다”며 “수시 면접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릴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동선 통제와 함께 비대면 녹화 면접을 도입했다. 면접 일정은 영화관 예매처럼 수험생이 날짜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대학은 ‘온라인 화상 실시간 면접’이나 ‘녹화영상 업로드 방식’을 도입했다. 유인영 극동대 입학처장은 “수험생이 직접 촬영한 영상은 핸드폰으로 찍거나 영상촬영 장비가 제각각이라 평가를 객관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화상 면접은 서버 과부하 등 이유로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어서 교내 고사장을 4곳으로 분산한 비대면 면접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극동대가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을 위한 '지정고사장 비대면 녹화면접’ 가이드를 공개했다. [사진 극동대]

극동대가 2021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을 위한 '지정고사장 비대면 녹화면접’ 가이드를 공개했다. [사진 극동대]

 극동대 수시면접 매뉴얼에서 수험생은 인터넷을 통해 선착순으로 면접 일자와 시간을 정할 수 있다. 면접 당일엔 경기 이천 부발역과 충북 음성 감곡시외버스터미널 등 2곳에서만 학교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는 각각 1시간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버스에 타기 전 모든 수험생은 체온을 측정하고, 37.5도 이하인 사람만 탈 수 있다.

 학교 정문 앞에 도착한 모든 차량은 두 차례 확인 절차를 밟는다. 1단계에선 창문을 내려 탑승자의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2단계 검사에서 다시 체온 검사를 받는다. 개인 차량은 정문에서 수험생만 내린 뒤 회차하도록 했다.

 학교에 들어온 수험생은 면접을 마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적용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2m 간격으로 5명씩 짝을 지어 안내 요원을 따라 이동하고, 이동 시 대화를 할 수 없다. 수험생 확인 절차에선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직원이 면접 번호를 부여하도록 했다.

극동대 전경. [사진 극동대]

극동대 전경. [사진 극동대]

 건물 4개에 나뉜 고사동은 각 건물당 5개의 면접장이 있다. 건물에 들어갈 때 수험생은 또 체온 측정을 한다. 실내 접촉을 줄이기 위해 한 건물에는 12명 이상의 수험생이 들어갈 수 없다. 모든 과정을 거친 수험생은 방호복을 입은 감독관 지시에 따라 카메라 앞에 앉아 녹화 면접을 한다. 녹화 면접은 5분간 진행된다.

 극동대 관계자는 “면접 당일 발열 증세로 셔틀버스를 타지 못한 수험생은 학교에서 마련한 별도 차량을 이용해 특별 고사동에서 비대면 녹화 면접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상호 극동대 총장은 “수험생과 교직원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으면서 원활한 수시 전형을 치를 수 있게 면접 가이드라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음성=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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