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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원, '지오다노' 지미 라이 협박 혐의에 무죄 선고

중앙일보

입력

3일(현지시간) 지미 라이가 홍콩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지미 라이가 홍콩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홍콩 주요 일간지 빈과일보의 창업주이자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의 설립자인 지미 라이(黎智英ㆍ71)가 경쟁사 기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영국 가디언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홍콩 법원은 협박 혐의로 기소된 라이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라이는 2017년 6월 4일, 천안문 사태 28주기 집회에서 경쟁사인 친중파 매체 ‘오리엔탈 데일리’의 기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홍콩에서 협박은 징역 2년과 2000홍콩달러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지난달 11일 지미 라이가 구금된 홍콩 몽콕경찰서 앞에서 지지자들이 신문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지미 라이가 구금된 홍콩 몽콕경찰서 앞에서 지지자들이 신문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재판에서 홍콩 검찰은 “(라이는) 오른 손가락을 들어 피해자에게 삿대질을 하며 상스러운 말로 피해자를 마구 욕했다. 기자의 사진을 찍었다면서 (기자를) 혼내줄 사람들을 찾아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라이는 이 같은 혐의에 대해 부인해왔다. SCMP는 라이가 2018년 경찰 조사에서 해당 기자가 자신을 수 년간 좇아다니며 촬영해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이 기자는 2014년부터 라이를 맡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그의 자택에도 수 차례 방문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이 공소사실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증인으로 나온 해당 기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한 해당 기자가 라이를 포함한 여러 공적 인물들을 따라다녔으며, 라이가 기자에게 ‘공포를 불어넣기 위해’ 고의로 위협을 했다기보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일 법정을 나서는 라이의 모습. EPA=연합뉴스

3일 법정을 나서는 라이의 모습. EPA=연합뉴스

라이는 올해에도 천안문 사태 31주기 집회에 참여해 불법 집회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지난달에는 홍콩 경찰 수백명이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라이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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