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18년 싱가포르에서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에게 전화해 자랑했다는 뒷얘기가 나왔다.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회고록
세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이 오는 8일 출간하는 자신의 회고록 『나를 위한 연설(Speaking for Myself)』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 회담하기 바로 직전 니클라우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다가 갑자기 떠올렸다고 한다. 샌더스는 “아마도 대통령은 (회담 직전) ‘북한’과 ‘핵 아마겟돈’보다 더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필요했고, 그때 잭에게 전화를 넣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또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인 것처럼 몇 분간 웃고 떠들었다”며 “우리가 대통령에게 ‘이젠 가야 할 시간’이라고 알리자 트럼프는 잭에게 ‘내가 뭔가 큰일을 할 테니 TV를 켜서 봐라. 믿기 힘든 걸 볼 테니 놓치지 말라’고 말했다”고 회고록에 썼다. 이는 ‘트럼프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잘 드러내는 일화인 셈이다.
한편 샌더스는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서 자신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였는데 마치 윙크하는 것처럼 보여 매우 놀랐다는 내용도 회고록에 썼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항으로 가던 리무진에서 샌더스가 이런 내용을 얘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당신에게 반했다”며 “세라, 당신은 북한으로 가라. 남편과 아이들이 당신을 그리워하겠지만, 이 나라(미국)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했다고 한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