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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나발니 독극물 테러 의혹 부인…"성급한 결론, 근거 없어"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통신=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통신=연합뉴스

러시아 크렘린 궁이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에 대한 독극물 테러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나발니에 대한 테러 행위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주장을 단호히 배격한다며 이웃 국가들을 향해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말 것을 경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서) 러시아를 비난할 아무 근거가 없다. 우리는 어떤 의혹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전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발니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신경작용제 ‘노비촉(Novichok)’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노비촉은 1970년대 소련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2017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보다 5~8배 강한 독성을 지닌 치명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쓰러져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직후 메르켈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발니에게 의료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현재 베를린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렉세이 나발니. AP통신=연합뉴스

알렉세이 나발니. AP통신=연합뉴스

나발니를 사이에 둔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신경전은 무역전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며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고, 러시아는 2021년 완공 예정으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드 스트림 2’의 가동을 재고할 수 있다며 독일에 대한 압박에 들어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노르드 스트림 2는 러시아와 독일 양국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사업이라며, 러시아가 제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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