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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도발'에 '평화'로 맞선 커노샤 주민들…방문날 축제 열어

중앙일보

입력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를 방문한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에 총을 맞은 장소에서는 가족이 주최하는 축제같은 행사가 열렸다. DJ가 신나는 노래를 틀기도 했다.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를 방문한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에 총을 맞은 장소에서는 가족이 주최하는 축제같은 행사가 열렸다. DJ가 신나는 노래를 틀기도 했다.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를 방문한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에 총을 맞은 곳에서는 가족이 주최하는 축제같은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이 바운서에서 뛰어놀고 있다.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를 방문한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에 총을 맞은 곳에서는 가족이 주최하는 축제같은 행사가 열렸다. 아이들이 바운서에서 뛰어놀고 있다. [트위터]

현지시간 1일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의 28번가에선 마을 축제가 열렸다. 흑인 남성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게 총을 맞은 바로 그 자리였다.

트럼프, 주지사 말려도 커노샤 방문 강행 #경찰에 총 맞은 곳에서 가족들 잔치 열어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시도 거부"

DJ의 신나는 음악에 맞춰 주변에선 바비큐를 굽고 아이들은 '블랙 팬서'가 그려진 바운서에서 뛰어놀았다. 한쪽에는 주민들의 선거 등록을 받는 부스도 마련됐다.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를 방문하는 날이었다. 블레이크의 가족과 이들을 돕는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보러 가는 대신, 마을에서 잔치를 열기로 했다.

행사를 기획한 타냐 맥린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왜 트럼프가 오늘 커노샤에 오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혼란과 공포를 심으러 왔다. 우리는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시도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파괴된 장소들을 둘러봤다.[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파괴된 장소들을 둘러봤다.[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파괴된 시내 상점 등을 둘러봤다. 또 주 방위군의 임시 지휘센터를 찾아 앞으로 지원을 약속했고, 지역 경찰에게는 "정말 고무적인 일을 했다"며 칭찬했다.

방문 전부터 위스콘신 주지사와 커노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만류했다. 상황만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였다.

실제로 방문 중에 시위대나 피해 가족을 자극할 수 있는 말이 많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을 사용한 경찰들을 일부 '썩은 사과들'이라고 비유했다.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를 잘 풀지 못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목을 조르고 할 수 있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이를 "3피트(91cm) 길이 퍼팅을 실패한 것 같은 실수"라고 했다. 사람 목숨을 두고 할 비유는 아니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도발에도 블레이크 측은 반응하지 않았다. 블레이크 가족을 돕는 테드 잭슨 목사는 "우리가 오늘 시위를 했다면 실수가 됐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트럼프가 이를 선거 광고에 써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노샤 방문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갈 때까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제이컵 블레이크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아다. 삼촌인 저스틴 블레이크는 이를 듣고 "전혀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NYT가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집중하는 일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이번 대선이 끝난 뒤 출구를 잘 찾아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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