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삐걱대는 한미훈련과 다르네, 코로나가 만든 美日 군사 밀월

중앙일보

입력

미·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도 연이어 예정된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등 군사 분야의 ‘찰떡공조’를 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틈 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의 군사적 밀착이 한층 심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이 지난 15~18일 동중국해에서 공중·해상 실기동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일본 해상자위대 트위터]

미국과 일본이 지난 15~18일 동중국해에서 공중·해상 실기동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 [일본 해상자위대 트위터]

26일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에 따르면 미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의 연합 공중훈련이 24~28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치토세 기지와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전투기가 동시에 출격해 홋카이도 해역 상공에서 모의 전투 훈련을 하는 방식이다. 미군에선 F-15·F-16 전투기 각 6대가, 일본 자위대에선 F-15 전투기 8대가 출격했고 총 500여명의 병력이 동원됐다.

최근 잇따른 미일 연합 군사훈련 #중국 견제라는 美日 공동의 이해득실 맞아떨어져

코로나19를 이유로 양국은 이번 훈련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었지만 강행을 선택했다. 기지 주변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를 무릅쓰면서다. 시민단체인 홋카이도 평화운동 포럼은 지난 18일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홋카이도 도지사에게 훈련 중지를 정부에 건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인원만 훈련에 참여한다고 주민 설명회에서 통보했을 뿐이다.

미·일은 지난 15~18일에도 동중국해에서 공중·해상 실기동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군의 B-1 전략폭격기, F-35A 스텔스 전투기, 공중경보통제기(AWACS), 로널드 레이건 핵추진 항공모함 등 주요 자산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훈련이었다.

해당 훈련을 놓고 일본 방위성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요미우리신문은 대중(對中) 견제 성격이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동중국해는 미·중의 패권이 부딪치는 지역이고,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도 위치하고 있다. 미·일 공조가 극대화될 수 있는 곳을 골라 중국에 합동 군사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미·일이 지난 15~18일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트위터]

미·일이 지난 15~18일 동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트위터]

미·일은 또 지난 7월 19~23일 호주와 함께 남중국해와 괌 주변 해역에서 3국 해상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일본 해상자위대의 첫 번째 다국적 훈련이었다. 교도통신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대만,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것을 들며 해당 훈련에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은 이같은 미·일 훈련이 코로나19 상황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발이 묶이는 등 동아시아에서 미 전력 공백이 발생하자 중국이 그 틈을 파고들었고, 미국과 일본이 이를 막기 위해 전략적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을 염려하는 양국이 코로나19 국면에서 협조 기운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