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기자 확진에···국회 내일 폐쇄, 이해찬·김태년 자가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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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해찬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7일 국회가 문을 닫게 됐다. 26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 회의를 취재한 통신사 기자가 이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국회안전상황실은 밤 9시께 “내일 국회 본관, 의원회관, 소통관은 폐쇄할 예정이니 동 건물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에 따라 27일 예정됐던 운영위원회 등 8개 상임위 회의도 모두 취소됐다.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다. 이 기자가 취재했던 최고위원회 회의장에는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외에도 박광온·남인순·이형석 최고위원,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호중 사무총장 등 핵심당직자 10여 명과 취재기자 3명 등 30여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8·29 전당대회 진행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회의 참석자 중 밀접접촉자를 선별해 코로나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전당대회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8시께 당 관계자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일(27일) 오전 9시30분 이후 질병관리본부에서 검사 대상자를 판정할 예정이니 개별적인 진료방문을 지양해달라”고 했다. 이어 “당분간 국회 출입이 제한되니 구체적 지침이 있을 때까지 자가격리를 계속해달라”고 덧붙였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도 최소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내일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며 “지도부의 전당대회 참여 여부도 그 의견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8·29 전당대회 연기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일정 연기 등에 대해선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26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정례회동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이날 밤 본관과 의원회관 근무자를 모두 퇴청시킨 후 긴급 방역에 돌입했다. 국회사무처는 사무처 기조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 코로나19 대응 TF’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국회 셧다운은 길어질 수도 있다. 국회 TF는 자체적으로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 등 민주당 의원 14명과 당직자 18명 등을 자가격리 및 선별검사 대상자로, 2차 접촉자인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등을 능동감시대상자로 분류했다.

불똥은 이미 국회 전체로 튀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 직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27일로 예정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취소한 데 이어 다음주 예정돼 있던 전국위원회 일정도 재조정하기로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통합당 소속의원들은 공직자이자 한 사람 한사람 국민된 심정으로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력하고 임해달라”며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방역에 관한 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응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지난 22일 친지와 식사한 뒤, 휴무(23∼25일) 이후 이날 출근해 최고위 회의를 취재했다. 친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기자도 이날 오전 감염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26일 당일엔 오전 7시부터 약 3시간 30분가량 국회에 머물렀다.

김효성·윤정민·하준호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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