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22일 0시55분 종료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8시40분쯤부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경찰은 박스 8개 가량의 물품을 압수했다. 압수물품 종류 등 묻는 질문에 경찰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수사관들을 교회에 보내 오후 7시쯤부터 대기했으나 입회인이 도착하지 않아 영장 집행을 하지 못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피압수자 측 관계자에게 영장을 제시해야 집행할 수 있다. 이날 오후 8시40분쯤 시작된 압수수색은 4시간15분가량 지속됐다.
경찰은 수사관 70여명을 교회에 진입시켜 교회 측 변호인들 입회하에 교인 명단을 비롯해 광복절 집회 참석자 명단 등을 집중적으로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오후 8시35분쯤 교회 측 변호인 2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사랑제일교회 측 법률대리인인 강연재 변호사는 이날 압수수색이 끝난 후 “주로 (교인) 명단을 가져갔다”며 “서울시에서 달라고 했고 우리는 다 줬던 그 명단이며 마찰도 없었고 숨기는 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디지털포렌식과 관련 “현장에서 하다가는 오래 걸리니까 컴퓨터를 가져갔고 (추후) 입회 하에 영장에 해당하는 문서를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자정쯤 교회에서 먼저 나왔다.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오후 5시쯤부터 10시간여에 걸쳐 현장조사를 시도했으나 변호사 등 교회 관계자들이 영장을 요구하며 역학조사관들에게 협조하지 않아 명단 확보에 실패했다. 당국이 압수수색이라는 강제 수단을 꺼내든 것은 교회 측의 비협조를 묵과하기에는 집단감염의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3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56명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측이 이미 제출한 교인 명단은 실제 교인 규모에 못 미치는 900여명분에 불과한 데다 부정확하기까지 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경찰의 압수수색이 끝난 뒤 방역당국 조사관 40여명이 조사를 위해 교회 내부로 들어갔다. 방역당국의 역학 조사는 1~2시간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동안 교회 진입로 앞에서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진보 성향 유튜버, 신도로 추정되는 주민들과 인근 장위동 주민들 15~30여명이 뒤엉켜 서로 설전을 벌이고 몸싸움을 하다 경찰 30여명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