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경제정책 미진” 공식 인정…5개년 계획 다시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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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2016년 7차 노동당 대회에서 세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인정하고, 내년 1월 8차 당 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자 실패를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선 이후의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1월 집권 두 번째 당대회 소집 #2016년 내건 ‘자력갱생’ 실패 자인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19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7기 6차 전원회의를 개최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당 위원장)이 회의를 지도했다”며 “전원회의에서는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주체110(2021)년 1월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당 대회는 노동당의 최고지도기관으로, 예정대로 내년 1월 8차 대회가 열린다면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전원회의 결정서는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 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하여 계획됐던 국가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평가했다.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긴 했지만 사실상 경제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셈이다. 다만 이런 결과에도 당 대회를 연기하는 대신 오히려 조기 개최 카드를 꺼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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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1987년 ‘인민경제 3차 7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후 경제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1월 당 대회를 통해 새로운 경제정책 구상을 내놓겠다고 미리 밝혀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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