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작된 한ㆍ미 연합훈련의 공식 명칭에 지난해와 달리 ‘한·미’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동맹'이란 표현이 사라진 데 이은 것이다.
美·日은 대규모 공중 연합훈련 실시
19일 소식통은 “올해 연합훈련은 ‘20-2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명명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그 주체는 명시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명칭에 연합이란 말이 들어있어 굳이 한·미라는 표현이 없어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의 명칭이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3월에 했던 ‘키 리졸브(Key Resolve)’ 훈련은 ‘동맹(Alliance)’으로 이름을 바꿨다. 통상 4월에 하던 한ㆍ미 연합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oal Eagle)’은 실시하지 않았다.
8월에 하던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당초 ‘19-2 동맹’이란 명칭으로 준비하다 훈련 시작을 하루 앞두고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당시 군 관계자는“훈련 명칭을 통합하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미 훈련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북한에 트집거리를 잡히지 않으려 ‘동맹’이란 표현을 피했다는 해석도 군 안팎에서 나왔다.
그러다 올해에는 훈련의 주체인 ‘한·미’라는 표현이 빠진 것이다.
국방부는 올해 훈련을 앞두고 만든 일부 인쇄물에는 훈련 명칭을 ‘2020-2 CCPT’로 단축해 표기했다. 여기서 ‘CCPT’는 연합지휘소훈련을 의미한다. 한ㆍ미 군 당국은 2018년 이후 연합 지휘소 훈련만 할 뿐 대규모 연합 기동훈련(FTX)은 유예하고 있다. FTX훈련은 소규모(대대급 이하)로 나눠 진행한다.
신범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은 “훈련 명칭을 두고 논란이 나오는 건 애초 군 당국이 훈련의 목적과 내용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훈련 시작을 하루 앞둔 17일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인 통일신보는 ‘전쟁위기 불러올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앞서 13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훈련이 ‘8월 전쟁위기설’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아직까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 등에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 진행된다. 24시간 쉴 틈 없이 진행하던 훈련 시간은 반나절 수준으로 줄였다. 22일까지는 방어훈련, 24일부터 28일까지는 반격훈련으로 열흘간 진행한다.
훈련에 맞춰 미군의 전략무기도 한반도 주변을 비행했다. 17일 정밀 유도무기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군의 전략 폭격기 6대가 출동했다. 미국 본토와 괌,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서 출격한 B-1B 전략폭격기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다. 이날 훈련에는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J 전투기도 동참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이번 전략 폭격기 훈련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한·이근평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