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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기간 지목된 사랑제일교회 ‘대부흥회’…안디옥 교회는 ‘60여명 하계수련회’

중앙일보

입력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주된 확산 진원지로 교회 집단예배와 수련회 등이 지목되고 있다. 18일 하루에만(0시 기준) 서울 내에서 신규로 양성 확진을 받은 132명 중 총 94명(71.2%)이 교회 발(發) 감염자인 데다 특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합숙예배에 참여했거나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교인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누적 16명의 집단 감염자가 나온 노원구 안디옥 교회 역시 2박 3일 일정의 하계수련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교인 교회 숙박…찜질방·고시원으로도

장위동 상인, 주민, 공무원 등이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2동 사랑제일교회 인근 도로에서 합동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위동 상인, 주민, 공무원 등이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장위2동 사랑제일교회 인근 도로에서 합동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18일까지 457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온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최초 감염자는 20대 교인이다. 그는 지난 8~9일과 11~12일 합숙예배에 참석하며 교회에서 숙박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확진자인 70대 교인 역시 지난 7~12일 숙박을 하며 교회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단위로 교인이 분포하는 사랑제일교회의 특성상 지방에서 올라와 부흥회ㆍ회의 등을 준비하는 등 교회 업무를 하고 교회 내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라북도 군산시 12·13번째 확진자인 60대 여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는 모녀지간으로 지난달 말부터 12일까지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성남 207번 확진자와 접촉하기도 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7월 말을 비롯해 여러 차례 대부흥회가 있었고, 8월 11일에도 대부흥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나와 중단된 사례도 있다”며 “특히 지방에서 (교인들이) 많이 오시기 때문에 교회에서 합숙하거나 산발적으로 근처 찜질방으로 간다는 얘기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시 확진자의 경우 13~14일 경복궁 인근 고시원에서도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랑제일교회 위험기간, 7일→18일 확대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이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주요대책 등을 브리핑 하고 있다. 서울지역 확진자는 전일 0시 대비 132명이 늘었다고 전했다. 뉴시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이 1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주요대책 등을 브리핑 하고 있다. 서울지역 확진자는 전일 0시 대비 132명이 늘었다고 전했다. 뉴시스.

서울시는 당초에는 이달 7~13일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기간 교회 방문자 등 검사 대상은 4066명에 이른다. 그러나 7월 말부터 교회 내에서 합숙한 확진자가 있는 데다 7월 27~29일 야외 예배에 참석한 한 교인 역시 2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교회의 코로나19 조사대상 기간은 ‘8월 7~13일→7월 27일~8월 13일’로 확대된 상태다.

특히 교회 측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교인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여름성경학교를 운영해 추가적인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인 자녀들은 낮 수업에 참여하고 이후 귀가하는 형식이었지만 확진자들이 교회 내에 거주한 시기와 성경학교 운영 기간이 겹치는 탓이다. 코로나19의 잠복기는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최대 2주에 이른다는 것이 통설이다.

안디옥 교회도 60여명 양평 '하계수련회'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집합제한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집합제한명령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노원구 공릉동 안디옥교회 역시 하계수련회 등 공동 숙식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8일 노원구에 따르면 이 교회는 지난 1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경기도 양평에서 수련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신도 60명이 참석했다. 수련회 둘째 날인 14일 참가자 중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이 교회 확진자는 총 16명(18일 오후 기준)까지 늘어난 상태다. 노원구는 18일 안디옥 교회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안디옥교회 집단감염 역시 사랑제일교회 발 2차 감염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안디옥 교회 소속 교인 1명이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며 “증상 발생 시기 이후 다시 안디옥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이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사랑제일교회 관련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18일 정오기준 총 1559명의 사랑제일교회 교인·방문자를 검사했고 이 중 996명이 음성으로 판정됐다. 주소가 불분명한 553명은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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