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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개가 주인 무는 꼴” 윤석열 때리기…검사들 “검찰 주인은 국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개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검사들은 반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흥분하면서 반발한 검사들보다 ‘정치적 수사’로 치부하면서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검사가 더 많았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발언에 #“친문에 잘 보이려는 거 아니냐”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 후보는 16일 온라인 합동연설회에서 윤 총장을 겨냥해 “임명받은 권력이 선출 권력을 이기려고 하는데, 이는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며 “권력을 탐하는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방검찰청의 한 간부는 1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주인은 국민인데, (여당은) 자기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친문 세력’에게 잘 보일 수 있는 발언을 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것으로 보여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에게 문제가 있다면 차라리 당론으로 정해서 탄핵을 추진하면 될 텐데 자꾸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여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한 평검사도 “윤 총장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정치세력의 입장만 바뀐 것 아니냐”며 “전당대회에서 튀어보려는 발언에 불과해 반응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지금 정권이 보기에 마음에 안 드니까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치적으로 늘 있는 일이라 윤 총장은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검찰 외부의 반발 강도가 더 높았다.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가 뭐하던 사람인지 찾아봤더니 학생운동을 하다가 평생 ‘노무현 팔이’ ‘운동권 팔이’로 연명하는 자 같았다”며 “제대로 된 민주 법치국가라면 개가 주인을 무는 정도가 아니라 범죄를 저질렀으면 아예 물어죽여야 정상”이라고 비꼬았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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