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오래]레고 8만개로 재현한 스타워즈 우주전투 장면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17)

브릭 아트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합니다. 작은 브릭 조각에 숨을 불어넣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이번 시간에는 코로나로 인해 예전처럼 문화생활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있는 여러분을 위해, 세계적인 브릭 아티스트가 만든 멋진 작품을 자세하게 보여드리는 랜선 브릭 아트 전시회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랜선 전시회의 첫 번째 테마는 영화입니다. 레고사에서도 인기 영화를 콘셉트로 한 기성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오늘 만나볼 작품은 기성 제품보다 훨씬 더 큰 스케일에 상상력을 동원한 디테일한 표현으로 관객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화를 주제로 한 작품은 굉장히 많지만 지면상 3개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주제로 한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 작품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소개할 작품은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트렌치 런’입니다. 이 작품은 지난 칼럼 6화에서 잠깐 소개한 바 있죠. LCP 김성완 작가와 그가 속한 ‘하비앤토이’ 동료들이 6개월간 만들어 낸 놀라운 결과물로, 8만 개가 넘는 레고 브릭의 정교한 조립과 섬세한 LED 작업으로 영화 속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전면의 데스 스타 외부는 기계 요새 협곡에서 데스 스타를 폭파하기 위해 진입하는 로그 스쿼드론 X 윙 편대장 루크와, 그를 추격하는 다스베이더의 타이 어드밴스, 타이 파이터 편대를 배치해 박진감 넘치는 순간을 표현하였습니다. 스타워즈의 전체 에피소드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이 장면을 100% 레고 브릭만으로 구현한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할 정도로 거대한 작업이었답니다. 아래 사진 속에 작품과 관람객을 보시면 엄청난 스케일이 느껴지실 겁니다.

김성완 작가의 스타워즈 트렌치 런. [중앙포토]

김성완 작가의 스타워즈 트렌치 런. [중앙포토]

작품은 360도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게 제작되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정수는 박진감 넘치는 우주 전투 장면보다 위트와 유머 넘치는 작품의 후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장면을 최대한 고증을 거쳐 재현한 제국군과 상상력을 동원해 배치한 미니피겨 병사의 일상 모습은 브릭 작품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스타워즈 트렌치 런 뒷면 [사진 하비앤토이]

스타워즈 트렌치 런 뒷면 [사진 하비앤토이]

스타워즈 트렌치 런 뒷면 [사진 하비앤토이]

스타워즈 트렌치 런 뒷면 [사진 하비앤토이]

두 번째 작품은 전 세계가 사랑하는 마법 같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주제로 표현한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입니다. 가로 1.5m, 세로 4.5m에 달하는 거대한 사이즈로 약 85,000개의 브릭이 사용되었고 제작에는 5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 두 파트로 나뉘어 제작되었는데요, 앞쪽에는 해리와 친구들이 마법학교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는 킹스크로스역과 런던 시내 파트가 설치되어 있고, 뒤쪽에는 이 영화의 주 무대인 마법학교 호그와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먼저 런던 시내 부분을 관람한 뒤에 별도로 디자인된 영화 속 승강장 벽면을 통해 들어가야만 호그와트 파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 떠나기 전에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지 마세요!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 [사진 브릭캠퍼스]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 [사진 브릭캠퍼스]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 [사진 브릭캠퍼스]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 [사진 브릭캠퍼스]

마침 막 출발하는 호그와트 익스프레스가 보이시나요? 이 작품도 역시 한 장면, 한 장면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먼저 위 사진에서 트라팔가 광장 중앙 탑 위에 서 있는 넬슨 제독의 동상이 보이시나요? 자세히 보시면 미니피겨의 한쪽 손이 빠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넬슨 제독은 실제로 전투 중에 오른손을 잃었고, 그의 위대함을 기리기 위해 실제 트라팔가에 세워진 그의 동상 또한 오른손이 없는 모습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좌측 광장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근위병 미니피겨는 누군가 실수로 넘어트린 게 아니랍니다. 실제로 2016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90세 생일 축하 퍼레이드장에서 검은 모자의 무게와 더위를 견디지 못한 근위병 한 명이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영국 근위병을 상징하는 ‘버스비’라는 이름의 이 곰털모자는 높이가 43cm, 무게는 무려 9.5kg에 달한다고 하네요. 이 작품을 제작한 박형민 작가는 이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작품에 반영하여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멋진 디오라마를 탄생시켰습니다.

승강장을 통과하면 드디어 고대하던 웅장한 호그와트 성이 등장합니다. 환상적인 영화 속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작가는 200여 개의 LED 라이트를 성 곳곳에 설치하였습니다.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 총 8편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작품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데요, 해리와 친구들이 배를 타고 처음 호그와트 성을 향해 가는 장면, 투명 망토를 쓴 해리, 스릴 넘치는 퀴디치 경기, 해리와 볼드모트의 마지막 전투 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 [사진 박형민 작가]

박형민 작가의 호그와트. [사진 박형민 작가]

랜선 브릭 아트전 영화편의 마지막 작품은 전 세계인이 열광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마지막 전투 장면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처음 소개한 ‘트렌치 런’의 김성완 작가와 하비앤토이가 가로 3m, 세로 1.7m의 대형 디오라마를 완성하였습니다. 작가는 영화 엔드게임의 마지막 전투 장소가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으로 작품을 기획하였습니다. 배경이 된 곳은 서울 인근의 한 공원인데요. 여기에서 타노스 군단과 어벤져스 군단의 엄청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성완 작가의 엔드게임, 서울숲. [사진 브릭캠퍼스]

김성완 작가의 엔드게임, 서울숲. [사진 브릭캠퍼스]

작가는 영화에 출연하는 캐릭터를 대부분 등장시켜 최대한 영화에 가깝게 전투 장면을 묘사하였는데요, 생동감 넘치는 장면의 표현을 위해 정교한 설계와 브릭 조립은 물론 엄청난 양의 LED 작업까지 동원했습니다. 이런 대형 디오라마 작품은 자세를 낮춰 디오라마에 등장하는 미니피겨의 눈높이에서 세심하게 한 장면씩 관찰해 보세요. 이 작품은 특별히 어린이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높이 60cm의 쇼케이스에 설치하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 히어로의 활약을 하나씩 찾아볼까요? 닥터 스트레인지는 엘드리치 라이트를 무기로 악당을 소탕하고 있고 거대화한 앤트맨이 레비아탄을 공격하고 있네요. 토르는 그 강력한 묠니르와 스톰 브레이커를 양쪽으로 들고 싸우고 있고, 캡틴 아메리카는 거인족의 공격을 방패로 가볍게 막아내고 있습니다. 아, 마지막 전투에 등장하지 않아 우리를 애타게 했던 헐크가 여기에서는 열심히 적을 무찌르고 있습니다. 당연히 아이언맨도 빼놓을 수 없겠죠.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놓칠 법한 장면이 있습니다. 모든 히어로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있던 캡틴 마블이 빌딩 사이를 지나는 레비아탄을 뚫고 지나가는 장면을 찾으셨나요? 전투가 벌어지는 공원 지하의 지하철역에서는 스파이더맨이 시민을 구하고 있군요.

김성완 작가의 엔드게임, 서울숲. [사진 하비앤토이]

김성완 작가의 엔드게임, 서울숲. [사진 하비앤토이]

영화에 등장하는 히어로를 하나하나 찾아내는 재미는 물론, 공원의 벤치와 나무 사이로 도망치고 있는 시민의 실감 나는 표정과 동작을 살펴보다 보면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됩니다.

오늘 소개한 디오라마 작품들은 레고 브릭 놀이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미니피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더욱 친근하고 흥미롭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디오라마 작품을 감상한 대다수의 관람객은 아이든 어른이든 이렇게 감탄사를 내뱉는다고 하네요. “아, 이 작품 갖고 싶다!” 물론, 작품의 제작비가 고급 승용차 가격을 훌쩍 넘는다는 사실을 대부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함께 하신 랜선 브릭 아트 전시회는 어떠셨나요? 마치 영화 세 편을 연달아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으신가요? 자, 이제 여러분이 상상력을 발휘할 차례입니다. 집에 가지고 있는 미니피겨와 브릭 부품을 모두 모아 나만의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신하고 엉뚱한 상상으로 여러분의 스토리를 작품에 표현해 보세요. 미니피겨를 움직이면서 아이와 놀이를 해도 좋고 완성된 작품을 거실에 진열하셔도 좋겠습니다. 그래서 브릭 아트는 훌륭한 예술인 동시에 최고의 놀이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테마로 두 번째 브릭 아트전을 개최하겠습니다.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