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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등 판매한 사모펀드 614억원어치 환매 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NH투자증권이 발행하고 삼성생명이 주로 팔았던 파생결합증권(DLS)에서 수백억원대 환매 연기가 발생했다.

서울 중구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연합뉴스

서울 중구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연합뉴스

문제가 된 상품(유니버스 인컴 빌더 펀드 링크드 DLS)은 삼성생명·NH투자증권 등을 통해 사모신탁 형태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약 1800억원 규모가 팔렸다. 이 중 1200억원어치는 이미 만기일이 도래해 정상적으로 환매됐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 판매된 상품들로, 각각 6월 8일과 7월 16일 만기일이었다. 당초 6월 8일 만기분에 대해서만 7월 31일까지로 만기 연장을 했었는데, 지난주에 모두 내년 5월 14일로 만기가 미뤄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발행사인 NH투자증권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제자본시장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환매가 늦춰지고 있으며 내년 5월까지 분할상환하겠다’고 안내받았다”고 설명했다.

DLS는 홍콩 자산운용사(유니버스 아시아 매니지먼트)의 무역금융펀드(유니버설 인컴 빌더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펀드는 금을 판매하는 인도네시아 무역업체(마그나 캐피탈 리소시스)에 대출을 해줬는데, 이 업체가 상환을 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업체에 자금을 댄 펀드에도 문제가 생겼고, 그 펀드 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도 환매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DLS 규모는 총 614억원이다. 삼성생명이 534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신한금융투자(50억원)와 NH투자증권(30억원)도 팔았다. 삼성생명은 이것 외에도 유니버설 인컴 빌더 펀드 관련 상품을 올해 3월 420억원어치 팔았다. 10월이 만기라 이 펀드까지 환매 연기가 된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10월 만기 펀드에 대해서는 만기시 상환이 어렵다는 등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번 환매 연기 이유가 코로나 19로 인한 유동성 문제 때문인만큼 (10월까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환매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회사는 주사업이 보험이지만 부수사업으로 수익증권 판매와 신탁업을 할 수 있다. 규모가 있는 보험회사는 자산관리(WM)사업부를 두고 보험고객들에게 수익증권·신탁상품 등도 소개·판매한다. 사모펀드는 대개 증권사를 통해 판매되지만(83.72%), 은행(5.24%)과 보험사(0.8%)를 통해서도 판매된다(금융투자협회 통계, 6월 말 판매잔고 기준).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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