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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이전" 얘기 나오자 달려든 충남도…경기·화천·상주도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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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 따라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육군사관학교(육사) 유치에 충남을 비롯해 경기도와 강원 화천, 경북 상주 등이 뛰어들었다. 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우리가 최적지”라며 유치전에 가세했다.

충남도 김용찬 행정부지사(오른쪽)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전이 논의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논산 유치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 김용찬 행정부지사(오른쪽)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전이 논의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논산 유치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김용찬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28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사 이전이 확정되면 유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반드시 충남 논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충남도 기자회견 열고 '육사 유치' 공식화 #국방대 유치 경험, 논산 '국방 메카'로 발전 #계룡대·자운대 등 인접, 시너지 효과 극대

 김 부지사는 “그동안 충남도는 TF팀을 구성해 (육사 이전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검토했고 도의회에서도 특별위원회를 설치, 심도 있는 논의를 해왔다”며 “(지난 27일) 경기도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더는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유치를 공식화했다”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육사의 논산 이전 당위성과 관련,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육사 논산 유치’는 양승조 충남지사의 공약 사항이다. 양 지사는 2018년 치러진 전국 동시 지방선거 때 육사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방의 메카인 논산으로 이전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노원구 태릉골프장을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사진은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일대. [연합뉴스]

서울시 노원구 태릉골프장을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사진은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일대. [연합뉴스]

 두 번째는 ‘국가균형발전의 올바른 구현’이다. 태릉골프장 택지 활용을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차원에서 검토하는 만큼 육사 이전도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충남도의 판단이다. 먼저 육사 유치를 공식화한 경기도에 사실상 양보를 요구한 것이다.

 김 부지사는 “수도권은 국토 면적인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절반 이상인 2600만명 이상이 살고 있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육사를 수도권에 두는 것은 국가균형발전 정신을 뒤로 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로는 ‘대한민국 국방의 미래’를 위해서다. 논산에는 육군훈련소와 국방대·육군항공학교가 있고, 인근 계룡대에는 육·해·공 삼군(三軍) 본부가 들어서 있다. 논산과 계룡을 묶어 ‘국방의 메카’로 부르는 이유다.

정부가 택지 개발을 논의 중인 서울시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인근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택지 개발을 논의 중인 서울시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인근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논산과 맞닿은 대전에는 자운대(육군교육사령부·간호사관학교)를 비롯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항공우주연구원 등 국방 관련 30여 개 연구·교육기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국방 관련 기관이 인접해 산·학·연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논산은 호남선 철도를 비롯해 호남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가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다. 육사 이전지로 거론되는 지역은 호남·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연무IC와 불과 10분 거리다. 국회 이전이 추진되는 세종시와도 승용차로 30분 거리다.

 김 부지사는 “충남은 국방대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며 “육사 이전을 위한 사전 절차와 후속 절차 등 전반적인 과정을 다른 지역보다 성공적으로 추진할 곳이 바로 충남”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육사 이전을 기정사실로 하고 ‘육사 유치 전담 TF’를 확대 구성할 방침이다. 지역 내 사회 지도층과 예비역 장성 등이 참여하는 범도민 차원의 ‘충남민간유치위원회’도 구성, 여론 형성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와 정치권을 상대로 당위성을 설명하고 국방부·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27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용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육사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7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용철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육사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충남 외에도 경기도와 강원 화천군, 경북 상주시 등이 육사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최근 반환된 미군기지 등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육사를 이전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낙후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강원도 화천군은 지난달 군사분계선 접경지 현안을 논의하는 강원도·국방부 상생발전협의회에서 육사 이전을 제안했다. 이전 부지는 간동면 간척리 일대 214만1000여㎡에 달한다. 경북 상주시도 ‘육군3사관학교’ 입지 등을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논산·전국종합=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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