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값 시가총액 5000조 돌파, 증가 추세 빨라져

중앙일보

입력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집값 시가총액 합계가 지난해 말 5000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약 12년만에 두배가 늘었다. 집값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 주택 시세를 모두 합친 주택 시가총액은 5056조7924억원으로 2018년(4709조6118억원)보다 7.3% 증가했다. 지난 2007년(2527조516억원)의 2배로 늘어난 수치다.

주택 시가총액은 지난 2000년 1000조원을 돌파한 후 2006년 2000조원을 넘어섰다. 4년 후인 2010년 3000조원, 또 4년 후인 2016년 4000조원을 넘어섰는데 3년 만에 5000조원대를 돌파하며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

주택 시가총액 [자료 한국은행]

주택 시가총액 [자료 한국은행]

통계 집계 이래 주택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7년 한해 밖에 없었다.

주택 시총 대비 국내총생산(GDP)의 배율도 최근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17년 2.35배 수준이던 배율은 2018년 2.48배, 지난해 2.63배로 높아졌다.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며 주택 시가총액이 크게 불어난 반면 경제 성장률은 둔화한 결과다.

올해도 집값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3000조원이 넘는 자금이 풀렸고, 초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현금은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연이어 강도높은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체감 효과는 더딘 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 주요 아파트(강남4구 내 18개 단지, 비강남 지역 16개단지) 가격은 8억4200만원에서 12억9200만원으로 53%(4억5000만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정권 중 최고 상승률이다.

한은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올 상반기 가계 대출이 40조6000억원 불었다. 지난해 가계 대출 증가액의 67% 수준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역시 올 상반기 32조2000억원 급증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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