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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도전 與최고위원 예비경선 “안되면 꼴찌 낙인” 8등 작전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한 예비후보 10명이 오는 25일 예비경선을 치른다. 지난 22일 확정된 민주당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행세칙’ 13조에 따르면,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한 이가 9명 이상이면 예비경선을 거쳐 8명만 본선행 티켓을 쥘 수 있다. 출마를 선언한 최고위원 예비후보 중 2명은 컷오프된다. 예비경선은 당 중앙위원 660여명의 투표로 치러진다.

예비경선 결과 발표 시 각 후보의 순위와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지만, 10명 중 2명이 탈락하는 터라 ‘꼴찌’가 비교적 선명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실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땐 당시 수원시의원이었던 노영관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 한 명이 컷오프돼 ‘꼴찌’로 낙인 찍히는 일이 있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중앙위원 1인당 2표를 행사하게 된다”며 “분산투표가 어렵기 때문에 인지도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대 최고위원 예비선거에서는 대개 원외 인사가 고배를 마셨지만, 현역 의원이 컷오프되는 경우가 없진 않았다. 2013년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에 도전한 11명 중 당시 황주홍·장하나 의원과 장영달 전 의원, 장경태 당 청년위 부위원장 등 4명이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번에도 최고위원 예비후보 중 원외 인사가 2명뿐이라 현역 의원 컷오프 가능성이 작지 않다. 후보 등록을 마친 의원들 사이에서는 “일단 꼴찌만 면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번 최고위원 예비후보의 면면을 보면 정세균계인 이원욱(화성을·3선) 의원을 제외하곤 계파 대표성은 옅다. 김종민(논산-계룡-금산·재선)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익산을·재선) 의원이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정도다. 조직표를 기대하는 이들은 있다. 소병훈(광주갑·재선) 의원은 김근태(GT)계로 통칭하는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을 대표해 출마했다. 신동근(인천 서을·재선) 의원은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지가 관심거리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경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으로, 지자체장들의 조직적인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역 대표성은 뚜렷한 편이다. 서울은 노웅래(서울 마포갑·4선) 의원, 경기는 이원욱·이재정(안양동안을·재선)·소병훈 의원, 인천은 신동근 의원, 충청은 김종민 의원, 호남은 한병도 의원 등이다. 인천·충청·호남의 경우 각 권역에서 사전 조율을 거쳐 각 1명씩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에서 출사표를 낸 이는 없다. 최인호(부산 사하갑·재선)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생긴 일이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승부수를 띄운 예비후보들도 있다. 이재정 의원은 여성·청년, 양향자(광주 서을·초선) 의원은 경제전문가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각각 전문직(변호사)과 대기업 임원 출신인 두 여성 의원은 민주당 여성 의원의 주류인 여성운동계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이후 불거진 여성 의원들의 침묵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특징도 있다. 여성의 경우 본선에서 당선권에 들지 못해도 여성 후보자 중 최다 득표자가 자동으로 당선권에 포함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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