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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열풍 '일타' 쟁탈전···'대입강자' 메가스터디 전한길 영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 영등포구 노량진동의 한 학원에서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우상조 기자

서울시 영등포구 노량진동의 한 학원에서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우상조 기자

최근 '공시'(공무원시험) 열풍을 타고 급성장중인 관련 학원가에서 스타강사 영입전이 벌어졌다. 한국사 '일타'(업계·학원 1위를 이르는 말)로 불리는 전한길 강사가 ST유니타스(공단기)에서 메가스터디로 이적하면서 업계와 수강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전 강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 "오늘부로 ST(유니타스)를 떠나 메가(스터디)로 간다"는 글을 올렸다. 메가스터디에서는 이달 말부터 새 강의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전 강사는 2012년부터 8년 동안 공단기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며 '일타 강사'로 불렸다.

전 강사의 이적 소식에 수강생들은 하루 만에 900개가 넘는 댓글을 남기며 큰 관심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이적에 '기존 강의를 들을 수 없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수강생은 학원 측에 환불을 요구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공단기 "계약 해지 당황…강의는 계속 제공"

전한길 한국사 강사 소개 [공단기 홈페이지]

전한길 한국사 강사 소개 [공단기 홈페이지]

공단기 측은 이적 결정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단기 관계자는 "2026년까지가 계약 기간인데, 전 강사가 카페에 글을 남긴 날 갑작스레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환불 요구를 받아줄지, 프리패스(일정액을 내고 여러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수강권)에 전 강사 강의를 포함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단기는 지금까지 게시된 전 강사의 강의와 교재를 2026년까지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이어지고 있다. 사교육 업계에서 일타강사의 이적은 큰 반향을 부른다. 스타강사 이적으로 업계의 판도가 바뀐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취업난에 '공시 열풍'…인기 강사 영입전 예고

지난 11일 오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광주 광산구 성덕중학교로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치러진 광주 광산구 성덕중학교로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전 강사를 영입한 메가스터디는 일타강사 추가 영입을 예고했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공무원 강의를 강화하기 위해 영입을 준비했고, 전 강사와는 약 2달 사이에 협상을 마쳤다"면서 "전 강사 외에도 여러 일타강사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대입 강의에서 거두는 메가스터디가 공시 업계에 뛰어든 배경에는 공시 열풍이 있다. 최근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공무원 준비로 눈을 돌리는 청년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5월21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과 대학생 2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무원시험(공시) 준비 의향 조사 결과. [잡코리아·알바몬 제공]

지난 5월21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과 대학생 2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무원시험(공시) 준비 의향 조사 결과. [잡코리아·알바몬 제공]

지난 5월 취업플랫폼 잡코리아·알바몬이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201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이뤄진 같은 조사보다 1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공시 준비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49.1%에 달했다.

학령인구 감소도 성인 교육 시장 진출 필요성을 키운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 수는 48만4737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5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전년 대비 8.6% 감소한 수치다. 학생 감소로 주요 학원 업체의 매출은 수년째 지지부진하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대입 사교육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공시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스타강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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