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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코로나 6개월 "마라톤 10㎞를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한 느낌"

중앙일보

입력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상황판단실에서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마라톤 10㎞를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한 느낌"이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6개월 소회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질병관리본부 수장으로서 코로나 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수장으로서 돌아보는 6개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개인적인 느낌은 마라톤을 뛰는데 한 10㎞ 정도 오지 않았나(싶다). 그런데 10㎞를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는 장기전에 대비해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대응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6개월을 마라톤 42.195㎞ 중 이제 10㎞ 정도 왔고, 이를 100m 달리기로 전력질주했다고 설명한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는 장기전"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마라톤을 100m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할 수 없는 만큼 지속 가능한 장기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백신·치료제 개발 및 확보 ▶중환자 병상 및 전문인력 확보 ▶고위험군 보호 조치 강화 ▶선별검사, 접촉자 조사 및 격리 시스템 정비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 정착 등을 꼽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에서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에서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본부장은 "시급하게는 중환자 대응역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 중환자 병상, 의료장비, 전문(간호)인력 등 의료역량을 확충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6개월 중 가장 위기였던 순간으론 대구 신천지교회 사태 때를 떠올렸다. "굉장히 큰 충격이었고, 대응체계를 준비 중인 단계에서 대규모 유행을 맞아, 많은 어르신들이 응급실에서 사망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면서다.

13일 오전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장 공여에 참여하는 신천지 교인들이 문진표 작성과 본인 확인 등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혈장 공여는 13일부터 닷새간 경북대병원 본관 앞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한 헌혈버스 안에서 이뤄지며 신천지 측은 코로나19 완치 신도 500여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13일 오전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장 공여에 참여하는 신천지 교인들이 문진표 작성과 본인 확인 등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혈장 공여는 13일부터 닷새간 경북대병원 본관 앞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한 헌혈버스 안에서 이뤄지며 신천지 측은 코로나19 완치 신도 500여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정 본부장은 "전국의 보건의료인들이 자발적으로 의료대응을 같이 해줘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많은 의료인들과 또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대구·경북 시민들, 전국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보람된 순간에 대해선 "국민들께서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를 보내주고, 방역 당국이 당부하는 많은 예방수칙을 잘 지켜주고, 믿어주는 부분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복(初伏)인 16일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마당에서 열린 삼계탕 무료 나눔 행사를 찾은 관내 어르신들이 삼계탕과 과일 등 개별 포장된 도시락 묶음을 받기 위해 앞뒤 사람과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초복(初伏)인 16일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마당에서 열린 삼계탕 무료 나눔 행사를 찾은 관내 어르신들이 삼계탕과 과일 등 개별 포장된 도시락 묶음을 받기 위해 앞뒤 사람과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정 본부장은 코로나 유행이 극심할 때 브리핑에서 건강을 우려하는 질문에 "1시간은 잔다"라고 말해 한 때 화제가 됐다.
그는 이와 관련 "건강관리는 잘 하고 있다"며 "방대본에도 많은 인력이 보강 돼 지금은 좀 더 체계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고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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