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마라톤 10㎞를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한 느낌"이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6개월 소회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질병관리본부 수장으로서 코로나 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수장으로서 돌아보는 6개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개인적인 느낌은 마라톤을 뛰는데 한 10㎞ 정도 오지 않았나(싶다). 그런데 10㎞를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는 장기전에 대비해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대응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6개월을 마라톤 42.195㎞ 중 이제 10㎞ 정도 왔고, 이를 100m 달리기로 전력질주했다고 설명한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는 장기전"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마라톤을 100m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할 수 없는 만큼 지속 가능한 장기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백신·치료제 개발 및 확보 ▶중환자 병상 및 전문인력 확보 ▶고위험군 보호 조치 강화 ▶선별검사, 접촉자 조사 및 격리 시스템 정비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 정착 등을 꼽았다.
정 본부장은 "시급하게는 중환자 대응역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 중환자 병상, 의료장비, 전문(간호)인력 등 의료역량을 확충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6개월 중 가장 위기였던 순간으론 대구 신천지교회 사태 때를 떠올렸다. "굉장히 큰 충격이었고, 대응체계를 준비 중인 단계에서 대규모 유행을 맞아, 많은 어르신들이 응급실에서 사망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면서다.
정 본부장은 "전국의 보건의료인들이 자발적으로 의료대응을 같이 해줘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며 "많은 의료인들과 또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대구·경북 시민들, 전국 국민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보람된 순간에 대해선 "국민들께서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를 보내주고, 방역 당국이 당부하는 많은 예방수칙을 잘 지켜주고, 믿어주는 부분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 유행이 극심할 때 브리핑에서 건강을 우려하는 질문에 "1시간은 잔다"라고 말해 한 때 화제가 됐다.
그는 이와 관련 "건강관리는 잘 하고 있다"며 "방대본에도 많은 인력이 보강 돼 지금은 좀 더 체계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고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