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구경찰, 범죄자 신상공개 ‘디지털 교도소’ 본격 수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교도소 웹사이트 캡쳐 화면. 중앙포토

디지털교도소 웹사이트 캡쳐 화면. 중앙포토

경찰이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와 아동학대, 살인 등 강력사건 범죄 혐의자들의 신상 정보를 임의로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적용

 대구경찰청은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와 조력자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 사이트 차단을 요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디지털 교도소’가 지난달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이트 주소가 제재를 받아 차단되면 또 다른 주소를 만들어 문을 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13일 오후 6시 현재 88명의 얼굴과 실명 등이 게재돼 있다.

 여기에는 최근 법원이 미국 송환을 불허한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와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소속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규봉 감독에 대한 정보도 포함돼 있다.

 ‘디지털 교도소’ 관련 수사를 대구경찰청이 맡게 된 데 대해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성범죄 혐의자의 신상을 폭로하는 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여러 곳에서 이뤄져 처음에는 전국의 지방경찰청에 수사가 분산돼 진행되고 있었다”며 “수사를 해 보니 운영 주체가 하나인 것으로 파악돼 수사가 가장 많이 진척된 대구경찰청이 수사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운영자 소재 파악 여부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대구에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디지털 교도소’는 웹사이트 소개에 ‘저희는 대한민국의 악성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하여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범죄자들의 신상공개 기간은 30년이며 근황은 수시로 업데이트된다’며 ‘본 웹사이트는 동유럽권 국가 벙커에 설치된 방탄 서버(Bulletproof Server)에서 강력히 암호화돼 운영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