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과 관련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고 노영민 비서실장이 전했다. 노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께서 ‘박 시장과는 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조문하지는 않고,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힌 조화를 장례식장에 보냈다. 노 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참 오랜 인연’이라는 문 대통령의 말처럼 두 사람의 인연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6월,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연수원도 나란히 마친 동기다. 시민단체 활동에 주력하던 박 시장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었을 때,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던 문 대통령은 “박 변호사와는 아주 잘 알고 가깝다. 시민운동과 민변을 같이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서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도 박 변호사를 자주 만났다. 자문을 구하고 시민사회 쪽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2011년 10월 15일 중앙SUNDAY)고 말했다.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문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선거판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원 유세를 하는 것은 생전 처음”이라며 “안철수ㆍ박원순 현상은 정치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당내 경쟁 관계이기도 했지만, 선거 이후 문 대통령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 ‘박원순 사람’으로 분류되던 임종석 현 대통령 특보를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는 박 시장 사망과 관련해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청와대는 당초 13일로 예정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국민 보고대회를 박 시장 발인일과 겹치는 까닭에 연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