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 1년을 맞아 8일 경기 이천의 SK하이닉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일본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글로벌 첨단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해갈 것이다. 그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에 기여하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7월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일본산 불화수소가스 등을 수입해오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은 이후 국산과 중국산으로 대체에 나섰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외국 점유율이 높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국내 중소기업을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해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불과 1년 만에 일본에 의존하던 불화수소가스와 불화폴리이미드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불산액을 두 배 이상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EUV레지스트도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여 공급 안정화를 이뤄냈다”며 그간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산업 강국이 되겠다”며 “일본을 대상으로 했던 핵심 관리품목 100개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대하여 338개로 대폭 늘리고, ‘소부장 으뜸기업’ 100개를 선정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첨단산업 유치와 유턴으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되겠다”며 “반도체, 바이오, 미래차, 수소, 이차전지 같은 신산업에 집중하여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전자, 자동차, 패션 같은 중요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국내 유턴을 촉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청와대는 첨단산업 유치 등에 5년간 약 1조5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