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지마, 씨X" 욕설 반복한 주진우 라디오에 단순 행정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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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TBS 캡처]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TBS 캡처]

TBS 라디오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방송 도중 출연자가 욕설을 한 것에 대해 ‘권고’ 결정이 나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8일 열린 방송소위에서 지난 5월 4일 방송에 출연한 배우 겸 감독 황병국씨가 영화 ‘주기자’의 엔딩 장면을 묘사하며 “쫄지마, 씨X!” 등을 언급한 사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 제3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권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영화 ‘주기자’ 준비 중인 황병국 감독 출연 #“죄송하다”며 김어준 유행어로 욕설 반복 #방심위, 법정제재 아닌 행정지도 그쳐 논란

지상파 방송 도중 두 차례나 욕설이 나갔는데도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권고 결정에 그친 것은 이례적이다. ‘주의’ ‘경고’ ‘과징금’ 등은 향후 방송사의 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법정제재’에 해당하지만, 행정지도는 별다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소위에선 5명의 방송소위 심사위원 중 여권 추천 위원에 해당하는 3명이 권고 의견을 내고 야권 추천 위원 2명은 각각 주의와 과징금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에서 “방송심의규정을 준수하겠다”면서 두 차례 욕설을 반복한 것도 문제가 됐다. 주진우씨를 소재로 영화를 기획 중인 황병국씨는 시나리오상 마지막 대사를 전하며 “주 기자 팬들이 막 몰려와서 ‘쫄지마, 씨X!’ 딱 그러는 거죠”라고 말했다. 진행자인 주씨가 웃으며 “방송에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하냐”며 추가 설명을 요구하자 황씨는 다시 “그러니까 딱 ‘쫄지마, 씨X!’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쫄지마, 씨X’은 방송인 김어준씨가 즐겨쓰는 표현이다.

방심위는 그동안 방송에서 비속어가 아닌 욕설이 나왔을 경우 법정제재 결정을 내려왔다. 2018년 정봉주 전 의원이 진행한 SBS ‘정봉주의 정치쇼’는 욕설이 연상되는 ‘열여덟’ 표현을 거듭했다는 이유로 법정제재인 경고 처분을 받았다. 주진우와 정봉주는 김어준ㆍ김용민 등과 함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한 대표적인 친여(親與) 방송인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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