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수출 반타작 … 한류 냉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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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류에 냉기 도나.

올 상반기 한국영화 수출이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급감해 '한류(寒流)'가 가시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상승곡선을 그리던 한국영화의 해외수출이 처음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1일 한국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가 발표한 보고서'2006 상반기 한국영화 해외수출 현황'에서 드러났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 해외수출은 47개국 238편. 수출총액은 전년 대비 58%, 편당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50% 줄었다. 지난 해에 비교하면 '반타작'이다.

이러한 하락세는 한류의 주 소비국인 일본에서의 판매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수출 편수는 36편에서 15편으로 줄었다. 편당 수출가도 86만달러에서 58만달러로 떨어졌다. 전체 수출액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74%에서 50%로 줄었다.

잇딴 '한류 기획영화'의 흥행부진이 큰 요인이다. 지난해 일본 개봉 한국영화 중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30억엔, '외출'이 27억5000만엔의 수입을 올렸으나 올해는 이에 필적할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올들어 일본 개봉 한국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영화는 '연리지'. 하지만 수입은 4억엔에 그쳤다.

보고서는 "한국의 유명 감독이나 한류스타 출연작을 수백만 달러에 경쟁적으로 구입하던 일본이 미온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한국영화 일본 수출에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뿐 아니라 최근 한국영화 판매가 꾸준히 상승하던 유럽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지난해보다 수출이 는 지역은 남미가 유일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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