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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오직 미래만 보자”…이번엔 ‘꿈나무’ 챙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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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C랩 갤러리’에서 사내 스타트업의 시각장애인용 가상현실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C랩 갤러리’에서 사내 스타트업의 시각장애인용 가상현실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기도 수원사업장을 찾아 삼성의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에 참여한 임직원과 간담회를 했다. 2012년 12월 이 부회장 주도로 만들어진 C랩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공간에서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처럼 일할 기회를 주는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삼성 사내벤처 ‘C랩’ 찾아 간담회 #창업비용 대주고 실패땐 재입사 #8년간 총 45개 스타트업 키워내

이날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미래는 꿈에서 시작된다. 지치지 말고 도전해 가자”고 말했다. 이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자. 오직 미래만 보고 새로운 것만 생각하자”고도 했다. C랩에 참여한 직원들과 이 부회장은 ▶사내 벤처 활동의 애로사항 ▶창의성 향상 방안 ▶도전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아이디어 등을 놓고 자유롭게 의견 교환을 했다.

C랩은 기획 초기부터 이 부회장이 직접 관심을 갖고 챙겨온 분야다. 삼성이 개발도상국형 추격자(패스트 팔로워)형 모델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선도자(퍼스트 무버)로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끌어나가려면 창의적인 끼와 열정으로 뭉친 ‘젊은 DNA’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대(對) 국민 사과에서도 이 부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차원에서도 C랩에 참여한 직원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C랩에 참여한 팀이 분사를 택할 경우, 창업자에게 초기 사업자금과 창업지원금을 준다. 홀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다가 실패해도 5년 내 재입사할 기회를 준다. 지금까지 총 45개 스타트업이 사업성을 인정받아 C랩에서 독립했다.

지난 5월에도 종이 위 글자를 디지털로 변환시켜주는 서비스 ‘하일러’ 등 총 5개 팀이 분사했다. 이들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전시회(CES 2020)’에도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월부터 C랩 운영의 노하우를 사외로 확대해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우면동 R&D캠퍼스와 대구·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통해 총 124개 외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이 부회장이 사회적 책임(CSR) 관련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의 기소 여부는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수습된 이후에나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아직 수사팀으로부터 전달받은 소식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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