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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들어가나요?…작아서 더 시선 끄는 초소형 백

중앙일보

입력

입고 드는 모든 것이 거추장스러워지는 덥고 습한 여름. 가볍게 소지품만 넣어 다닐 수 있는 미니 백이 인기다. 휴대폰에 카드지갑 정도 들어가는 소형 가방은 물론 휴대폰도 어려울 듯 보이는 초소형 가방도 있다. 허리에 매는 형태의 벨트 백부터, 손으로 드는 양동이 모양의 작은 버킷백, 어깨에 메는 작은 크로스백이나 목걸이 스타일의 가방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물건을 담아 이동하는 가방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난, 액세서리로서의 초소형 백이 스타일에 재미를 주고 있다. 사진 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물건을 담아 이동하는 가방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난, 액세서리로서의 초소형 백이 스타일에 재미를 주고 있다. 사진 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그냥 소형 백이 아니라 엄청나게 작은 백, 일명 ‘마이크로 미니(Micro mini)’ 백의 등장은 2018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의 젊은 디자이너 시몽자크뮈스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 ‘자크뮈스’의 2018 봄여름 컬렉션에 등장한 손바닥만한 토트백은 너무나 작은 사이즈 자체로 주목받았다. 이후 매 시즌 꾸준히 미니 백을 다양한 방식으로 컬렉션에 등장시키며 극적으로 작은 초소형 가방의 인기를 견인했다.

'자크뮈스' 2019/20 가을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초소형 백 '르 치키토 백.' 가방이라기보다 반지에 가까울 만큼 작다. 사진 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자크뮈스' 2019/20 가을겨울 컬렉션에 등장한 초소형 백 '르 치키토 백.' 가방이라기보다 반지에 가까울 만큼 작다. 사진 자크뮈스 공식 인스타그램

자크뮈스의 최근 컬렉션을 보면 손으로 드는 작은 토트백은 물론 벨트 백, 목걸이 백 등 종류는 더 다양해졌다. 스타일링이나 표현법도 재미있다. 몸을 가릴 만큼 커다란 가방과 손바닥 크기의 미니 백을 번갈아 등장시켜 사이즈의 변주를 즐기는가 하면 컬러풀한 의상의 남자 모델들에게도 앙증맞은 가방을 들게 해 성별의 고정관념을 깨트린다.

지난 2월 공개된 '펜디'의 미니 바케트. 앙증맞은 사이즈로 시선을 끈다. 사진 펜디 공식 인스타그램

지난 2월 공개된 '펜디'의 미니 바케트. 앙증맞은 사이즈로 시선을 끈다. 사진 펜디 공식 인스타그램

2019년에는 질샌더‧브랜던 맥스웰‧파코라반 등이, 2020년에는 샤넬‧펜디‧롱샴‧베르사체‧돌체앤가바나‧마르니가 저마다 앙증맞은 크기의 초소형 백을 내놨다. 여러 개의 초소형 백을 겹쳐 매거나 발목에 가방을 메는 기상천외한 스타일링 방식도 등장했다.

'샤넬'의 독특한 미니 백 스타일링. 발찌처럼 발목에 초소형 백을 달았다. 사진 핀터레스트

'샤넬'의 독특한 미니 백 스타일링. 발찌처럼 발목에 초소형 백을 달았다. 사진 핀터레스트

최근에는 국내 브랜드에서도 초소형 백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텐먼스’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잉크’와 협업해 미니 백만으로 구성된 핸드백 컬렉션을 선보였다. 휴대폰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로 어깨끈을 활용해 크로스백, 벨트 백, 숄더백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구호’는 텀블러 사이즈에 딱 맞춘 백을 내놨다. 텀블러 외에 최소한의 소지품을 넣고 다니기 적합하다. ‘빈폴’ 액세서리에선 필수 소지품만 넣고 다닐 수 있는 미니 크로스백과 미니 슬링 백 등을 선보였다.

어깨에 메는 것은 물론, 허리에 메거나 목에 걸 수도 있는 미니 백은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사진 텐먼스

어깨에 메는 것은 물론, 허리에 메거나 목에 걸 수도 있는 미니 백은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사진 텐먼스

국내 브랜드의 미니 백들은 어느 정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수첩 등 간단한 소지품 정도는 들어갈 만한 작은 사이즈의 가방 출시가 한층 활발하다. LF ‘헤지스’ 액세서리에선 올해 처음으로 초미니 백을 출시했다. 휴대폰과 간단한 소지품이 들어가는 간결한 사이즈로 활용도가 높아 6월 기준 8차례 재생산에 들어갈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코오롱 FnC의 양가죽 소재 액세서리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는 시소백‧캐비지백 두 가지 형태의 미니 백을 출시했다. 둘 다 쿠션 팩트와 카드 지갑, 휴대폰 정도 들어갈 정도의 미니 백으로 시소백은 끈을 조절해 크로스백 혹은 벨트 백으로 연출할 수 있어 인기다.

크기가 작아서 두 개를 겹쳐 메는 방식이 오히려 개성있어 보인다. 사진 헤지스 액세서리

크기가 작아서 두 개를 겹쳐 메는 방식이 오히려 개성있어 보인다. 사진 헤지스 액세서리

작디작은 초소형 백의 미덕은 뭘까. 일반적인 가방의 실용성을 포기한 초소형 가방은 그 자체로 액세서리다. 지루한 스타일에 재치를 더하거나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이만한 선택지가 없다.

텀블러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만한 작은 사이즈의 가방을 선보인 '구호'. 사진 구호

텀블러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만한 작은 사이즈의 가방을 선보인 '구호'. 사진 구호

미니 백을 오히려 실용적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다이어리와 펜, 노트북, 카메라, 심지어 지갑 등의 기능을 스마트폰 하나로 대체할 수 있는 요즘. 무거운 가방을 벗고 잠시 손을 자유롭게 하고 싶을 때, 하지만 꼭 필요한 스마트폰과 립스틱, 쿠션 팩트는 넣어야 할 때 초소형 백은 특히 요긴하다.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요즘, 작지만 기능적인 미니 백이 주목받는다. 사진 빈폴 액세서리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해진 요즘, 작지만 기능적인 미니 백이 주목받는다. 사진 빈폴 액세서리

격식을 따지지 않는 스트리트 패션의 흥행도 영향을 미쳤다. 미니 백은 캐주얼한 티셔츠·청바지에는 물론, 운동복이나 가벼운 옷차림에 특히 잘 어울린다. 중요한 물품을 넣는 가방과 보조 가방을 함께 사용하는 트렌드가 생긴 것도 초소형 백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부차적인 짐은 에코백에 넣어 어깨에 메고 작은 크로스 형 초소형 백에는 자주 꺼내 사용하는 주요 물품을 넣어 두 손을 자유롭게 한다는 발상이다.

작은 가방을 선택할 때는 컬러 선정에 보다 과감해져도 좋다. 사진 아카이브 앱크

작은 가방을 선택할 때는 컬러 선정에 보다 과감해져도 좋다. 사진 아카이브 앱크

미니 백은 어떤 차림에도 잘 어울려서 스타일링 방식을 숙지할 필요는 없다. 다만 미니 백을 선택할 때는 검정·갈색 등 무난한 색보다는 톡톡 튀는 색을 선택하길 권한다. 김현정 구호 디자인 디렉터는 “가방과 겉옷의 컬러를 톤온톤으로 선택하거나, 프린트가 있는 원피스에 강렬한 오렌지 혹은 붉은색의 미니 백을 더하면 한층 돋보이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색상이 다른 두 개의 미니 백을 이중으로 겹치거나 교차로 착용하면 한층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유지연 기자 yoo.ji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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