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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측근 겨눈 秋…'채널A의혹' 한동훈 검사장 직접 감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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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채널A 기자와 함께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장)이 법무연수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아울러 법무부는 한 검사장에 대한 직접 감찰도 착수했다.

한동훈 검사장, 법무연수원으로 26일자 발령

법무부는 25일 강요미수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한 검사장에 대해 오는 26일 자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을 냈다. 일선의 수사 지휘 및 직무 수행이 곤란한 점을 고려했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아울러 법무부는 한 검사장에 대한 직접 감찰도 착수했다. 법무부는 한 검사장 건이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 사건'이라고 밝혔다.

앞서 진경준 전 검사장의 경우 이른바 '주식 대박' 의혹이 불거지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은 바 있다.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법무연수원으로 전보 조치됐다.

한 검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했다. 이후 한 검사장은 지난 1월 ‘학살’로 평가받는 검찰 인사 때 대검에서 부산고검으로 좌천성 인사 조치가 됐다.

그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한 검사장 감싸기’를 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 왔다. 추 장관은 전날 열린 제57회 ‘법의 날’ 정부포상 전수식 축사에서 “자기 편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벌이고 있어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윤 총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채널A‧검사장 협박성 취재’ 의혹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결정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 1월 인사 때와 마찬가지로 ‘총장 패싱’이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청법상 검사의 임명·보직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결정하는데, 이 경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한다. 한 검찰 간부는 “추 장관이 문책 인사를 한 것”이라며 “측근인 한 검사장 인사를 통해 총장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조치이나, 어느 곳에서든 공직자로서 소임을 다하겠다. 편향되지 않은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저의 무고함이 곧 확인될 것으로 생각하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냈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 전경. 연합뉴스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 전경. 연합뉴스

검찰, 수사 착수…한동훈 “나는 피해자”

앞서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4월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때 한 검사장도 ‘성명 불상의 검사’로 적시, 함께 고발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수사에 착수했고, 고발인 조사 및 채널A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채널A 기자 등의 휴대전화 등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을 수사 대상으로 판단하고, 지난 16일 그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은 지난 17일 변호인을 통해 “나는 피해자”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취재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름을 도용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실행한 데 대해 그 정당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취재에 관여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기자와 신라젠 수사팀을 연결해주거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있지도 않은 ‘여야 5명 로비 장부’를 미끼로 끌어들이려는 사전 계획에 넘어간 기자가 내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보이고, 나는 그 피해자”라고 말했다.

나운채·강광우·김수민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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