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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 두산 야구 봐…돌판 삼겹살이 그리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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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코로나19 여파로 아이스하키 국제대회가 연기된 가운데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 맷 달튼은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달튼은 아버지, 아들 허드슨까지 삼대가 낚시하며 지낸다. [사진 달튼]

코로나19 여파로 아이스하키 국제대회가 연기된 가운데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 맷 달튼은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달튼은 아버지, 아들 허드슨까지 삼대가 낚시하며 지낸다. [사진 달튼]

“안양빙상장 앞 고깃집에서 김치랑 같이 구워 먹던 돌판 삼겹살이 그립다.”

귀화한 아이스하키 국대 달튼

캐나다에 머무는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 맷 달튼(34·안양 한라)이 역(逆) 향수병을 앓는 걸까. 그는 “매일 갔던 안양의 링크와 팀 동료가 그립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한라에서 뛴 달튼은 2016년 특별귀화했고,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골문을 지켰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예선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2월 캐나다로 건너간 그는 당분간 그 곳에 머물 예정이다.

한복을 입고 팀동료들과 한식을 먹는 달튼(왼쪽). [사진 달튼]

한복을 입고 팀동료들과 한식을 먹는 달튼(왼쪽). [사진 달튼]

그는 17일 “아버지, 아들(허드슨)까지 삼대가 낚시하며 지낸다(사진). 살면서 이렇게 오래 빙판을 떠난 건 처음이다. 온타리오주는 모든 곳이 문을 닫았다가, 최근 10명 이하 출입 조건으로 아이스링크를 개방했다. 나도 이번 주부터 스케이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달튼은 한국 영어신문 인터넷판으로 한국 소식을 챙긴다. 그는 “많은 국가가 도움을 요청할 만큼 한국은 코로나 대처를 잘했다. 캐나다 사람들도 칭찬해 내가 다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달튼은 3년 전 프로야구 두산 초청을 받아 시구를 했다. [사진 KBS N스포츠 캡처]

달튼은 3년 전 프로야구 두산 초청을 받아 시구를 했다. [사진 KBS N스포츠 캡처]

프로야구 두산 팬인 달튼은 “운 좋게 캐나다 스포츠 채널에서 KBO리그 경기를 생중계한다. 가족과 아침을 먹으며 본다. 응원팀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투구를 볼 기대를 했는데.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아) 아들과 캐치볼로 아쉬움을 달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팀은 올해 모일 일이 없다. 아시아리그 시즌 개막도 미정이다. 백지선 한국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동영상을 통해 ‘랜선 훈련’을 하고 있다. 달튼은 “세상이 안정을 찾아가듯, 하키도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귀화선수 맷 달튼이 자신의 대한민국 여권을 들어 보였다. 그는 캐나다에서 돌아올 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내국인 줄을 선다. 임현동 기자

한국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귀화선수 맷 달튼이 자신의 대한민국 여권을 들어 보였다. 그는 캐나다에서 돌아올 때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내국인 줄을 선다. 임현동 기자

세계선수권은 내년 5월, 올림픽 최종예선은 내년 8월 열린다. 그는 “목표는 항상 월드챔피언십 승격이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가 강등돼 내년 디비전1 그룹A는 어느 때보다 힘들 것 같다.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세했고, 올림픽 예선 통과도 어려운 과제다. 그래도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달튼은 “한라와 계약이 두 시즌 남았다. 물론 변수가 있고, 가족과도 상의해야 한다. 열정이 있는 한 계속 뛰고 싶다. 한국을 대표하는 것보다 즐거운 일도 없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태극마크를 반납한 귀화선수들이 많지만, 달튼은 변함없이 한국대표로 뛰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달튼.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태극마크를 반납한 귀화선수들이 많지만, 달튼은 변함없이 한국대표로 뛰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달튼. [연합뉴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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