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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北 폭파 긴급타진 "文 정부 들어 가장 심각한 도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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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연락사무소) 전격 폭파에  외국 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당황하도록 하기 위한 북한의 전략이라는 분석과 한국이나 미국이 군사행동을 할 정도는 아닌 도발을 북한이 감행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 이 소식을 전하며 "북한의 이번 행위는 지난 수년 동안 이뤄진 북한의 가장 심각한 도발 행위"라며 "문 정부에 대한 위협이 고조된 이후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신은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희망을 무너뜨린 분별없는 행위"라는 우리 통일부의 대북 메시지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경고성 성명도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한국 측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보도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김두연 동북아 및 핵 정책 수석연구원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와 유사한 군사행동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일에 대해 "한국 정부가 무력 보복에 나설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 수석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한국과의 연락 채널을 폐기한 상황을 거론하고 "연락사무소는본질적으로 이미 죽은 상태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건 한국의 납세자들과 관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폭파 도발로 사라진 연락사무소에 한국 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썼다는 점을 지적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도보다리’ 까지 산책을 한 뒤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도보다리’ 까지 산책을 한 뒤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로이터통신도 상황이 발생한 직후 해당 소식을 홈페이지에서 톱뉴스로 전했다. 통신은 "이 사무소가 기능할 당시에는 오랜 적대관계 국가의 사실상의 대사관 역할을 했다"며 "연락사무소의 폭파는 북한을 구슬려 협력을 도모하려던 문 대통령의 노력에 중대한 차질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CNN도 이날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을 홈페이지의 가장 큰 영역을 할애해 전했다. CNN은 "이는 오랜 두 적대국들(한국과 북한) 사이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최근의 징후"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CNN은 "한국이 돈을 대고 북한 땅에 건설된, 대화를 용이하게 해주는 건물의 파괴는 매우 상징적"이라며 "3년도 채 되지 않아 '평화의 새 시대'를 다짐했던 두 나라의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평화의 새 시대'는 2018년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의미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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