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할것 같고 코피가 자주나요.

중앙일보

입력

Q : 아이는 96년 3월 10일생인데요. 키는 보통이고 체중은 18.5kg으로 좀 많이 나가는 편 입니다. 겉보기에 비만은 아니고 그냥 통통한 정도인데 뼈대가 커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 같아요. 감기외에 다른 질병을 앓은 적은 없습니다.

편식도 잘하지 않고 쵸컬릿, 사탕, 과자 같은 군것질도 많이하고요. 대체로 많이 먹는 편이에요. 음식 섭취량에 비해 활동량이 적은 것 같아요. 그리고 아침10시 부터 오후 5시까지는 유치원에 다니기 때문에 하루하루 큰 변화가 없는 일정입니다.

그런데 한 보름쯤 전부터 차만 타면 토할 것 같대요. 원래 차타고 돌아다니기를 좋아해 어려서부터 멀미같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았어요. 그러더니 오늘은 차도 안탔는데 그냥 유치원에 뛰어 가다 말고 토할 것 같대요.

어제는 코피를 흘렸어요. 감기가 나으면 또 걸리고 해서 거의 일년내내 감기를 앓는데 감기 끝무렵엔 항상 코피를 흘리곤 했어요. 자다가도 흘리고 낮에도 흘리고 제가 느끼기엔 좀 많이 흘렸다 싶어요. 누구랑 싸우다 코에 자극을 준 적도 없는데 그럴 수 있는 건가요?

아침엔 김밥을 먹었는데 좋아하는 것이라 평소보다 약간 많이 먹긴했어요.그저께부터는 유치원 끝나고 자전거를 탔어요. 어제는 자전거도 타고 좀 멀리 걸어서 산책도 하고 개천에서 물장난도 쳤구요.

아이가 보다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놀이터도 데려가고 밖에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하는데 날씨가 더워져 피곤해서 그런가요? 왜 자꾸 토할 것 같다고 하죠? 코피는요?

A : 아이에게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구토와 잦은 코피입니다.
두가지는 서로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구토는 근래에 생긴 증상이고, 잦은 코피는 오래된 것 같습니다.

우선 근래에 생긴 구토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아이가 몇일 정도의 기간 동안은 구토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급성 위장염, 감기 몸살과 같은 감염, 음식물이 상했거나 세균이 있었던 경우 등이 있습니다.
대개는 열, 설사 의 동반 증상이 있습니다. 몇일 간 치료를 하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이 아니면서 구토가 지속되고 심해질 경우에는 간염(간염인 경우에는 대개 황달이 동반되며, 간기능 검사등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이나 뇌압이 증가하는 경우(뇌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로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 사용에 이상이 생기는 등의 신경학적 장애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나, 심리적인 요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아이는 구토 증상이 심해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진찰을 소아과에서 받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피를 흘리는 문제는 우선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첫번째는 특별한 이유없이 나오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기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입니다.
첫번째의 경우에도 사실은 코감기라던가, 열이 심하게 난다던가 혹은 다른 코피가 잘 날 수 있는 상황이 내재하고 있습니다. 코피가 나는 이유에 대하여 코의 구조를 설명드리면, 코피는 좌우쪽 비강(콧구멍)을 나누고 있는 비중격(가운데 뼈) 앞쪽의 혈관들이 충격 등의 이유로 터져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비중격 부근의 점막들은 유난히 얇고 약하며, 그 밑으로 단단한 연골과 붙어 있으므로 조그마한 외상이나 염증에 의해서도 쉽게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특히 습관적으로 코를 만지거나, 콧구멍을 후비거나, 코를 세게 푸는 아이들에게 코피가 자주 나오게 됩니다. 코피는 주로 겨울철에 빈발하게 되고, 이때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감기에 걸리게 되면 코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고 충혈되기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쉽게 코피가 나오게 됩니다. 더욱이 심한 열이 있게 되면 혈관들이 확장되기 때문에 코피가 쉽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코피가 나오지 않게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코를 건드려서 발생하게 되므로 절대로 코를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입니다. 특히 감기에 걸렸을때에는 코를 세게 풀지 못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코감기가 있으면 콧물도 나오고 코가 간지러울 수 있으므로 무의식중에 코로 손이 많이 가게 되지만, 그래도 되도록 만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고, 콧물도 나오는 것만 가볍게 닦도록 하십시오.

코피가 자주나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실내 습도에 특히 주의하여야 합니다. 코 점막의 습도가 60% 미만으로 유지되면 코 딱지가 생겨 코피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계속 건조하고 코피가 자주 나는 경우에는 항생제 연고(테라마이신 안연고 등)를 코 점막에 가볍게 하루에 두차례 정도 발라주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습도를 유지하려고 가습기를 트는 경우 아무리 깨끗하게 매일 닦고 물을 갈아 주어도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랄 수 있으며 이 것이 호흡기에 자극을 주어 기관지염이나 다른 호흡기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좋은 방법은 실내 공기의 주기적인 환기와 젖은 빨래, 수건 등을 널어 놓거나, 가끔 분무기 등을 이용하여 집안 전체에 물을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습도가 너무 높으면 집안에 곰팡이 등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게 되므로 이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두번째로 기본적인 이상이 있으면서 코피가 자주 나오는 경우입니다. 출혈이 멎기 위하여는 혈관의 수축, 혈소판, 혈액응고인자 작용의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이중에 한가지에도 이상이 있으면 출혈이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는 다른 출혈 증상(쉽게 멍이 잘 들거나, 과거 수술(발치, 포경수술 등), 근육주사, 예방접종 같은 것이 있은후 출혈이 있었다든지, 혹은 피하출혈이 자주 있어, 멍이 잘 든다든가, 피부에 아주 작은 붉은 반점의 출혈이 있은 적이 있었는지, 근육이나 관절을 다친 경우 쉽게 부어오르는 출혈이 있었는지 등의 경험이 중요합니다. 위에 열거한 것중에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여러 가지 출혈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종합검사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코피가 나면 머리를 앞으로 숙여 목 뒤로 피가 넘어가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이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로 피가 멎을 때 까지 양쪽 코를 꼭 눌러 주면 됩니다.10분 정도 누르면 대개는 멎게 됩니다. 흔히 목을 뒤로 젖혀 솜으로 콧구멍으 틀어 막는데 이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목을 뒤로 젖히면 코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쉽고, 코피가 기도로 흘러가면 폐렴이 생길 수 있고, 식도로 넘어가면 위장장애의 원인이 됩니다. 혹시 목 뒤로 피가 넘어가는 경우 삼키지 말고 뱉어 버리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소아과 유철주교수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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