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일드의 사인은 중이염

중앙일보

입력

아일랜드의 유명한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오스카 와일드는 매독이 아니고 심한 중이염으로 사망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대학 의과대학의 정신-약리학 교수 애쉴리 로빈스 박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 숀 셀러스 박사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와일드는 매독균이 뇌에 퍼져 뇌막염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심한 만성중이염을 앓다가 염증이 뇌에까지 번진 것이 사망원인이었다고 말했다.

< 이상적 남편 >, < 진지함의 중요성 > 등 와일드의 전기들은 그가 성병에 의한 뇌막염으로 1900년 11월30일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로빈스 박사와 셀러스 박사는 오랜 중이염의 재발로 사망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로빈슨 박사와 셀러스 박사는 와일드가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른바 ´외설´재판후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중이염이 악화되었으며 죽기 몇주전 그가 묵고 있던 파리의 한 호텔에서 중이염을 완치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수술을 받고 회복돼 작품활동을 재개했으나 중이염이 재발되는 바람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로빈슨 박사는 의학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매독 소문이 끊이지않았던 것은 그 소문이 와일드의 동성애를 둘러싼 스캔들과 맞아떨어지는 얘기였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와일드가 죽음이 가까워서까지 대단한 위트와 재치를 보여주었던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일드는 죽기 한달전 ´난 이 벽지와 죽음을 위한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 둘중 하나는 죽어야 합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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