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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홍보하고 시조창 하는 이색 한글 서예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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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호 19면

‘한산섬 달 밝은 밤에’, 화선지에 먹, 35x42㎝.

‘한산섬 달 밝은 밤에’, 화선지에 먹, 35x42㎝.

중진 한글 서예가 감돌(玄石) 류연일(62)씨의 이색 개인전이 열린다.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리는 ‘감돌글씨전’이다.

‘이색’이라고 한 건 코로나 시기에 맞춘 전시여서다. 원래 4월에 열 계획이었다. 불가피하게 일정을 늦추면서 발 빠른 류씨, 유튜브 채널(‘감돌서예교실’)에 전시작들을 사전 공개했다. 그런데 단순히 전시 예정작 소개가 아니다. 마치 종교인이 사경(寫經)하듯 한 글자 한 글자 혼을 담아 작품을 써내려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오프라인 관람을 위한 마중물이었던 셈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인 류씨는 행주대첩전국휘호대회, 석봉 한호선생기념 전국휘호대회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하지만 서예계에 이방인 같은 존재였다. 생업(대한생명, 고양문화원 등)과 서예 작업을 줄곧 병행해서다. 대신  예술성 추구에  매달려 소통을 등한시하는 서예계 현실과 반대로 ‘생활 서예’를 지향해 왔다. 알기 쉬워 누구나 감상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 가정집 화장실에라도 걸 수 있는 작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토요일인 20일 전시장에서 시연하는 시조창과 콜라보레이션도 한글 서예 대중화의 한 시도다. 고양시 국악협회 신월숙 명창이 ‘청산리 벽계수야’를 시조창으로 부를 때 그에 맞춰 류씨가 서예 작품을 쓴다. 이를 촬영해 전시장 벽면에 실시간 상영한다.

전시에는 모두 35점이 내걸린다. 한 글자의 크기가 가로·세로 각각 1m에 달해 한글 서예로는 큰 글씨를 쓰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는 작품 ‘광화문’, 가로·세로 5.5mX35㎝ 두루마리 화선지에 2000자를 빼곡히 채운 ‘관동별곡’ 같은 작품이 눈길을 끈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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